크로스컨트리 여자 경기 중 넘어져…최하위 면해
(평창=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북한에서 출전한 유일한 여자 크로스컨트리 선수 리영금(19)이 '핏빛 투혼' 끝에 90명 중 89위로 골인했다.
리영금은 15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10㎞ 프리스타일 경기에서 36분 40초 4에 골인했다.
1위를 차지한 라그닐트 하가(노르웨이·25분 00초 5)보다는 11분 39초 9나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클라우디아 살세도(칠레·37분 19초 2)를 제치고 최하위를 면했다.
국제무대가 익숙지 않은 리영금은 내리막길을 내려오던 도중 크게 넘어졌다.
크로스컨트리 스키 경기는 코스 경사가 완만해 선수 혼자 넘어지는 일이 흔치 않다.
리영금은 한참을 굴러서야 멈춰 섰다. 그리고 곧바로 일어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스키 스틱을 다시 꼭 쥐었다.
리영금의 국제대회 출전은 지난해 4월 러시아 아파티티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컵대회가 마지막이다.
당시 그는 출전선수 83명 중 최하위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와일드카드를 발급하며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리영금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경기를 마친 리영금은 코치와 포옹한 뒤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통과한 리영금의 앞니에는 피가 맺혀 있었고,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남았다.
경기 중 넘어진 충격에 입속에 상처가 난 듯했다.
기자의 '괜찮으냐'는 질문에 리영금은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일 없습니다(괜찮습니다)"라고 말했다.
한국과 북한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단체 응원단은 '힘내라 리영금', '장하다 리영금' 등을 끝까지 외쳤다.
리영금은 "(응원 덕분에) 힘이 났습니다"라고 말한 뒤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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