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잠재적 대항마로 꼽히는 밋 롬니(70) 전 매사추세츠 주 지사가 유타 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16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롬니는 이날 영상 발표를 통해 "나는 유타의 가치와 교훈을 워싱턴에 가져가는 것을 도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미국을 위해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타의 경제적·정치적 성공은 우리나라의 모델이며, 나는 이 위대한 주와 유권자, 그리고 유타 주민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롬니는 출마 선언에서 2002년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서의 경력과 매사추세츠 주 지사 경력 등을 내세웠다.
워싱턴포스트(WP)는 롬니가 유타라는 손쉬운 선택지를 택함으로써 공화당 내 정파 싸움에 휘말리지 않으면서도 중앙 정치무대에서 영향력을 키워 트럼프 대통령을 저지하는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전략이 엿보인다고 해석했다.
롬니는 2008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섰고, 2012년에는 공화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다가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게 패했다.
롬니는 미시간 주 블룸필드에서 자랐지만 몰몬교도로 유타 주와 깊은 인연을 맺었다. 유타 주에 있는 브리검영대학교를 나왔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당시 조직위원장으로 유타 주에서 대중적 기반을 닦았다.
컨설팅그룹 베인&컴퍼니 CEO 출신으로 2억5천만 달러의 자산가인 그는 2020년 차기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설 유력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롬니의 전 대변인 라이언 윌리엄스는 그러나 워싱턴포스트에 "(롬니의 유타 주 상원 출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항하는 입후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롬니는 오린 해치 상원의원이 재선에 출마하지 않고 은퇴하는 상원 의석에 도전할 예정이다.
CNN은 롬니가 유타에서 비교적 쉬운 레이스를 펼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유타 주 내에서 지니고 있는 인지도와 인기를 고려하면 그에게 대적할 상대가 거의 없을 것으로 점쳤다.
몰몬교 전통에 충실한 롬니는 유타 주 파크시티에 오래도록 집을 소유하고 있다.
유타 주 지역신문 솔트레이크 트리뷴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롬니는 유타 주에서 공화당원들로부터 85%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에서는 롬니가 상원에 입성하면 그를 상원 공화당 선거지원 조직인 상원공화당전국위원회(NRSC)의 차기 위원장으로 거론하고 있다고 시사지 애틀랜틱이 최근 보도한 바 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롬니가 중간선거를 통해 상원에 들어오면 통상적인 초선의원 이상의 영향력을 갖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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