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부상·독감 딛고 성공 데뷔전 차준환…4년 후가 더 기대

입력 2018-02-17 14:21   수정 2018-02-17 17:16

[올림픽] 부상·독감 딛고 성공 데뷔전 차준환…4년 후가 더 기대
첫 올림픽서 15위로 한국 올림픽 남자 싱글 최고 성적
출전 선수 중 최연소…2022년 베이징올림픽 선전 기대



(강릉=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피겨왕자' 차준환(17·휘문고)이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차준환은 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65.16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받은 점수 83.43점과 합친 총점은 248.59점으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남자 싱글 30명의 선수 가운데 15위를 차지했다.
쇼트와 프리, 총점 모두 지난 시즌 받은 최고점을 경신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개인 최고점이다.
2001년생인 차준환은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남자 싱글 선수 가운데 가장 어리다.
이번 시즌에야 시니어 무대에 데뷔하고, 그나마 부상으로 국제대회를 한 차례밖에 뛰지 못한 차준환이 최고의 무대인 올림픽에서 전혀 기죽지 않고 최고의 연기를 펼친 것이다.



어린 시절 아역배우로 여러 CF에 출연하며 주목을 받은 차준환은 피겨에 입문한 후 지난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며 남자 싱글 최고 유망주로 떠올랐다.
그러나 시니어로 데뷔한 이번 시즌 초반 겹악재에 시달렸다.
쿼드러플 점프를 집중적으로 훈련하다가 고관절과 발목에 통증이 생겼고 부상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시니어 그랑프리 데뷔전에서 9위에 그쳤다.
발에 맞지 않는 부츠 문제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평창동계올림픽 선발전에선 1차 3위, 2차 2위를 했다.
2022년 베이징올림픽을 기약하나 싶던 차준환은 그러나 3차 선발전을 앞두고 프리스케이팅 음악과 구성을 바꾸는 승부수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고, 16년 만에 올림픽 남자 싱글에 출전하는 주인공이 됐다.


극적인 출전권 획득은 차준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오서 코치는 차준환이 3차 선발전에서 1등을 한 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서 돌아왔다"고 표현했다.
올림픽 직전에는 독감으로 고생했다.
몸살 기운을 안고 단체전을 뛰었고, 몸살이 사라진 이후에도 기침을 달고 개인전 준비를 했다.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첫 올림픽을 맞았지만 차준환은 단체전 쇼트 프로그램에서 77.70점의 시즌 최고점을 받았고, 개인전 쇼트 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로 며칠 만에 그 점수를 다시 경신했다.
우리나라 선수로는 20년 만에 올림픽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한 차준환은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정성일이 기록한 17위를 뛰어넘는 남자 싱글 역대 최고 순위로 올림픽 데뷔전을 마쳤다.
첫 올림픽 무대에 보여준 차준환의 선전은 4년 후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쿼드러플 점프를 연습하다 부상에 시달린 차준환은 "연습할 때는 여러 점프에 성공해 봤는데 안 돼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한 바 있다.
"무리하지 않고 준비하겠다"는 어린 차준환이 차근차근 기술을 쌓아가면 4년 후에는 지금의 성적을 뛰어넘어 한국 피겨 남자 싱글의 새 역사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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