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절반의 레이스' 마친 한국 빙상…2% 아쉬워도 역시 '효자'

입력 2018-02-18 07:18  

[올림픽] '절반의 레이스' 마친 한국 빙상…2% 아쉬워도 역시 '효자'
불운과 싸우는 쇼트트랙, 긍정적인 에너지로 극복 중
스피드스케이팅 본격적인 메달 도전…피겨도 가능성 발견




(강릉=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한국선수단의 전략 종목인 빙상이 예상대로 메달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한국 빙상은 17일까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워낙 기대가 큰 탓에 2% 아쉽긴 하지만 남은 레이스에서 금메달 3~4개는 추가로 수확할 것으로 보인다.
종목별 분위기도 그리 나쁘지 않다. 쇼트트랙은 최악의 불운 속에서도 선수들이 긍정적인 마인드로 극복하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예상 밖 선전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피겨스케이팅 대표팀 선수들은 나름대로 새로운 기록을 양산하며 미래를 도모하고 있다.



◇ 불운 극복하고 있는 쇼트트랙 = 쇼트트랙은 여자 500m와 남자 1,000m, 남자 1,500m, 여자 1,500m 경기를 소화해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성남시청)이 여자 1,500m, 남자 대표팀 임효준(한국체대)이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서이라(화성시청)는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악의 결과는 아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소 아쉽다.
최민정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노렸는데, 결승에서 아쉽게 반칙 판정을 받아 실격됐다.
남자 1,000m에선 임효준(한국체대), 황대헌(부흥고), 서이라가 준준결승에서 한 조로 묶여 황대헌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승에선 임효준과 서이라가 나란히 넘어졌다.
금메달을 기대했던 종목이었지만, 서이라가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여자 1,500m에서도 심석희가 예선에서 넘어졌다. 남자 1,500m에서는 황대헌이 결승에서 넘어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긍정적인 마인드로 남은 종목을 준비하고 있다.
남자 1,000m에서 넘어져 4위에 그친 임효준은 "현재 대표팀 선수들은 즐긴다는 자세로 훈련하고 있다"며 "최선을 다하겠지만, 결과에 연연해 하지 않고 즐겁게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쇼트트랙은 남자 500m와 남녀 계주, 여자 1,000m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대표팀은 남은 경기에서 금메달 3개를 노리고 있다.



◇ 남은 경기가 기대되는 스피드스케이팅 = 스피드스케이팅은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남자 1,500m에 나선 '빙속 괴물' 김민석(성남시청)이 1분 44초 93의 기록으로 전체 3위를 차지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 종목 메달을 목에 걸었다.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맏형' 이승훈(대한항공)은 서양 선수들의 전유물인 장거리 종목에서 인상적인 성적을 거뒀다.
그는 남자 5,000m에서 5위에 오르더니 최장거리 종목인 남자 10,000m에서 12분 55초 54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4위를 차지했다.
3위 니콜라 투몰레로(이탈리아·12분54초32)의 차이는 불과 1초22였다.
아쉬운 결과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남은 경기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이승훈, 김민석이 최고의 몸 상태를 자랑함에 따라, '막내' 정재원(동북고)과 함께 출전하는 남자 팀추월 종목에 기대감이 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승훈은 남자 매스스타트의 강력한 우승후보다. 김보름(강원도청)이 출전하는 여자 매스스타트 종목도 남아있다.
'빙속여제' 이상화(스포츠토토)는 18일 일본의 강력한 우승후보인 고다이라 나오와 여자 500m 메달 색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친다.


◇ 김연아 없이 무럭무럭 성장하는 한국 피겨 = 메달을 기대하진 않지만, 피겨스케이팅 대표팀 선수들도 의미 있는 기록을 양산하고 있다.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 나선 차준환(휘문고)은 쇼트프로그램(83.43점), 프리스케이팅(160.13점), 총점(248.59점)에서 모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최고점을 돌파했다.
그는 최종 15위를 차지해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때 정성일이 작성한 한국 역대 올림픽 남자 싱글 최고 순위(17위)를 24년 만에 뛰어넘었다.
페어 김규은-감강찬 조는 부상 악재에도 불구, 이를 악물며 투혼의 연기를 펼쳤다.
여자 싱글 간판 최다빈(고려대 입학예정)과 김하늘(수리고 입학예정), 피겨 댄스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는 출격대기 중이다.
이들은 단체전을 끝낸 뒤 서울에서 조용히 훈련하다 최근 다시 강릉에 입성해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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