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레슬링연맹 징계…작년 11월 이스라엘 피하려 경기 포기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 선수와 대결을 피하려고 우세했던 경기를 사실상 포기한 이란 레슬링선수가 국제레슬링연맹(UWW)으로부터 국제대회 출전금지 징계를 받았다.
1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전날 국제레슬링연맹은 경기에서 고의로 패배한 이란 레슬링선수 알리레자 카리미-마치아니가 국제레슬링 규정을 위반했다며 6개월 출전금지 징계를 내렸다.
출전금지 기간은 당시 경기가 열렸던 날부터 적용되므로 카리미-마치아니는 올해 5월 말까지 국제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된다.
카리미-마치아니는 작년 11월 폴란드에서 열린 23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의 자유형 86㎏급 16강전에서 일부러 졌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이 경기에서 카리미-마치아니는 2회전 1분 30초께까지는 러시아 선수에 3-2로 앞서고 있었지만, 그의 코치가 작전시간을 요청한 뒤 허무하게 옆굴리기 6번을 연속으로 허용해 3-14로 패했다.
동영상을 보면 코치의 작전시간 전에 경기장 밖에서 "져야 해, 알리레자"라는 소리가 들린다.
카리미-마치아니가 이 경기에서 이겼다면 8강전에서 이스라엘 선수와 대결해야 했다.
그의 경기 포기는 이란의 스포츠 정책 때문으로 보인다.
이란은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해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스라엘과 스포츠 경기를 금지한다.
국제레슬링연맹은 카리미-마치아니의 코치인 하미드레자 잠시디에게는 2년 동안 출전금지 징계를 내렸다.
이란레슬링협회는 국제레슬링연맹의 징계에 반발했다.
이란레슬링협회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항의할 것"이라며 국제레슬링연맹의 징계가 국제사회의 커다란 정치·경제적 힘에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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