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찬노숙' 영어강사 스코필드 씨, 캐나다전 경기 관람…"한국에 하키 알리고파"
(강릉=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를 보려고 어떤 일까지 할 수 있을까.
캐나다인 마이크 스코필드 씨는 낡은 중고 승합차를 개조해 그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소시지 장사로 돈을 벌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캐나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모든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차를 대놓고 소시지를 구워 파는 곳은 당연히 여자 아이스하키가 열리는 강릉 관동하키센터 근처다.
6년째 한국에서 영어강사로 일하는 스코필드 씨는 약 1년 전부터 이런 계획을 세우고 2천 달러(약 215만원)짜리 중고차를 사서 실내 좌석을 떼어내 침구를 들여놨다고 캐나다 매체 CBC가 18일 전했다.
스코필드 씨는 "소시지 장사는 좋은 날에는 500달러(약 53만원)까지 벌 수 있다"며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시기에 내가 한국에 있으리라는 것을 알게 되자마자 이런 계획을 세웠다. 내 꿈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집'에는 이불 6개, 메모리폼 매트리스 6개, USB로 연결하는 전기담요 등이 있다. 스코필드 씨는 "호텔에 투숙해서 돈을 많이 쓰거나 서울에 머무르면서 기차로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며 "나는 올림픽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스코필드 씨는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문화를 알리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직접 만든 붉은색 바탕에 하얀 단풍나무 잎이 그려진 재킷을 입고 캐나다 관객들의 응원을 이끈다.
독특한 옷차림과 열정적인 몸짓에 끌려 그와 사진을 찍는 한국인들이 많다고 한다. CBC는 "이 한국인들은 대부분 처음으로 아이스하키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스코필드 씨는 "여기 오는 모든 이들이 웃으면서 사진을 찍는다. 아이들에게 우리의 스포츠와 우리 문화를 알려줄 좋은 기회"라며 "살면서 이렇게 많이 사진을 찍은 적이 없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나도 좋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아이스하키를 한국에 알릴 좋은 기회"라며 "한국에는 여자 프로 하키 선수가 100명밖에 없다고 한다. 아마 4년 뒤에는 1천 명이 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올림픽 5연패를 노리는 캐나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지금까지 치러진 조별리그 A조 세 경기에서 모두 승리, A조 1위로 4강에 진출해 오는 19일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팀과 준결승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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