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님께 승리의 복음을 전하기를 바라며 내달렸다"
(평창=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첫 올림픽에서 꼴찌나 다름없는 결과를 낸 북한 선수가 다음 올림픽에서 우승하겠다는 저돌적인 자신감을 내비쳤다.
북한 알파인스키 대표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강성일(24)은 18일 용평 알파인 센터에서 열린 알파인스키 남자 대회전 1차 시기에서 1분32초03으로 84위를 기록했다. 85위는 역시 북한 선수인 최명광(28·1분38초67)이 차지했다.
110명이 출전한 이날 경기에서는 25명이 코스 중간에 넘어지거나 실격돼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마지막 순서로 경기에 나선 북한 선수 두 명은 절대 넘어지지만은 않겠다는 듯이 기문을 하나하나 신중하게 통과했다. 결국 완주한 선수 가운데 가장 느린 기록을 냈다.
그러나 경기 후 북한 선수들은 결과에 대체로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강성일은 "그저 우리 원수님께 승리의 복음을 드리길 바라며 내달렸다"며 "(앞 선수들이 넘어지는 것을 봤지만) 그 선수들보다 더 높은 기술을 발휘해서 꼭 이기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응원단의 응원을 받고 힘이 났다"며 "앞으로 더 분발해서 다음번 올림픽에서는 우승하기를 바란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루에 얼마나 연습하는지, 코치가 몇 명인지, 눈여겨본 선수가 있는지 등의 질문에 "9시간", "많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단답형으로만 답하던 강성일은 "앞으로 얼마나 스키를 더 탈 거냐"는 질문에는 잠시 뜸을 들이기도 했다.
그는 웃는 표정으로 "그건 말 못하겠습니다"라며 "우리는 (뭐든지) 희망하는 것만큼, 자기 본인이 희망하는 것만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강성일에 앞서 경기를 마친 최명광도 경기 결과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가진 취재진과의 짧은 인터뷰에서 "침착하고 대담하게 내려와 성공한 것 같다"며 "열띤 응원을 받아 고저 힘이 납니다"라고 덧붙였다.
두 북한 선수는 22일 알파인스키 남자 회전 경기도 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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