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스위스와의 '리턴매치'에서 눈부신 선방을 보여준 골리 신소정은 "이제 슈팅을 막는 게 재미있어졌다"며 뒤늦게 제 경기력을 되찾은 것을 아쉬워했다.
단일팀은 18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5∼8위 순위 결정전에서 0-2로 졌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위스에 0-8로 참패했던 단일팀은 그때보다 훨씬 나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도 한국 선수들 가운데 세계 수준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신소정이 제모습을 되찾았다. 신소정은 단일팀 골대로 향한 53개의 슈팅 가운데 무려 51개를 막아냈다. 슈팅방어율 96.23%를 기록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신소정은 이제 7∼8위 결정전 한 경기만 넘겨놓은 게 너무도 아쉽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열흘간 경기했는데 열흘 더 했으면 좋겠다"라면서 "더 플레이하고 싶다. 지금 슈팅을 막는 게 재미있어졌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첫 경기 때는 퍽이 오면 압박감이 심했고 긴장도 많이 했는데, 일본전부터는 퍽이 나한테 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힘줘 말했다.
단일팀과 그간 상대 팀들의 격차가 매우 크기는 하지만 0-8(스위스전·스웨덴전)로 질 만큼 한국 선수들의 실력이 부족하지는 않다는 게 신소정의 생각이다.
신소정은 "단일팀이 되면서 관심이 집중됐고, 우리가 올림픽 무대에서 뛴 경험도 없어서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제 없어졌다"면서 "이제야 우리 실력이 나오고 있다. 우리가 열심히 압박하니 스위스 선수들도 실수했고, 우리에게 찬스도 생겼다"고 말했다.
경기 뒤 신소정은 스위스 골리 자닌 알더와 얘기를 나눴다. 알더는 신소정이 캐나다에서 유학할 때 대학리그에서 몇 차례 맞붙어 본 선수다
신소정은 "알더가 나한테 '네가 오늘 최고였다'라며 칭찬해주더라. 나도 알더가 셧아웃(무실점)을 해 잘했다고 칭찬해줬다"고 전했다.
한국은 이날 열리는 스웨덴-일본전 패자와 7∼8위 결정전을 치른다. 단일팀의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다.
동료들 다수가 일본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두고 싶다고 했고, 팬들도 한일전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신소정의 생각은 다르다.
신소정은 "많은 분이 일본을 원하겠지만, 나는 스웨덴과 붙고 싶다"면서 "스웨덴전 때 우리 플레이를 못 보여줬다. 우리가 0-8로 질 팀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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