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오봉산(591m)과 함께 낙안(樂安)의 2대 진산으로 불리는 금전산(金錢山·668m)은 햇빛을 받으면 다양한 형상을 갖춘 화강암 바위들이 금빛으로 빛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00년 전에는 '쇠산'으로 불렸던 이 산은 호남정맥의 조계산에서 남쪽으로 뻗어 내린 지맥에 위치한 바위산이다.
마치 수석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금전산은 거대한 바위틈 사이 움푹 들어간 곳에 자리한 금강암과 하늘로 통하는 금강문, 회백색 바위벽에 관음보살상을 새긴 원효대, 일명 '쌀바위'로 불리는 구능수 등 기암괴석과 비경들로 가득 차 있다. 정상에 서면 낙안읍성과 낙안 들녘, 순천만 갈대밭과 벌교읍내, 참꼬막의 산지로 유명한 여자만, 상사호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비가 많이 오는 날, 처녀 폭포가 기암 사이로 폭포수를 힘차게 내뿜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오봉산과 금전산을 배후로 두고 있는 낙안민속자연휴양림은 국립자연휴양림 중에서 작은 규모에 속하지만 맑은 공기를 마시며 푹 쉴만한 휴양공간이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 58번 지방도로를 따라 1.5㎞ 정도를 가다 보면 '낙안민속 자연휴양림' 입간판을 만난다. 이곳에서 좌회전하면 바로 관리사무소 겸 매표소다. 도로를 따라 400m를 더가면 계곡 옆으로 야영장과 숲속의 집, 산림문화휴양관, 숲체험 교실, 민속놀이 체험장, 치유정원 등이 들어서 있다. 매표소를 지나면 숲의 푸른 기운이 눈과 마음을 맑게 한다.
숲속의 집은 벚나무·소나무·참나무 등 3동으로, 다락을 갖춘 6인실이다. 산림문화휴양관은 7인실 4동(금낭화·노루귀·은방울·물레방아)과 4인실 8동(장독대·조롱박·사랑방·반딧불·꽃신·옥잠·붓꽃·비비추)으로 구성돼 있다. 관리사무소 바로 옆 계곡에는 17개의 덱과 취사장, 화장실 등을 갖춘 야영장이 있다. 야영장에는 종려나무가 심겨 있어 볼거리를 더한다.
치유정원에서는 사철 푸른 크리핑로즈마리를 비롯해 국화·체리세이지·감국·천일홍·비비추·구절초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잔디광장에 조성된 민속놀이 체험장에서는 윷놀이·비석치기·투호놀이·널뛰기를 즐길 수 있다.
산림문화휴양관에서 궁굴재를 거쳐 금전산 정상까지는 2.1㎞로, 왕복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금전산 정상에서 금강암을 거쳐 지하 830m에서 용출되는 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낙안온천으로 내려가면 20여 분 더 걸린다. 낙안온천에서 자연휴양림까지는 2.6㎞로 자동차로 4분 거리다.
자연휴양림 인근에는 조선 시대 역사와 전통이 오롯이 살아있는 낙안읍성 민속마을, 잡지 '뿌리깊은나무'를 창간한 고 한창기 선생이 평생 모아온 민속품과 책을 만날 수 있는 뿌리깊은나무박물관, 세계 5대 연안습지이자 생태계의 보물이라 할 수 있는 순천만, 전통고찰인 선암사와 송광사, 댐과 산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상사호와 주암호 등 관광명소들이 즐비하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8년 3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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