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급증에도…고위험군 환자 절반 '예방' 안 한다

입력 2018-02-19 11:02   수정 2018-02-19 11:19

뇌경색 급증에도…고위험군 환자 절반 '예방' 안 한다

서울대·순천향대 병원 분석결과…"조기 발견과 예방 치료 필수적"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뇌경색의 주요 원인인 심방세동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반면 항응고제 복용과 같은 예방치료를 시행하는 비율은 절반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최의근·순천향대병원 이소령 교수팀은 2008~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해 우리나라 전체 성인인구 심방세동 유병률 변화와 예방치료 실시 여부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으로, 대개 두근거림이나 숨참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특히 심방세동으로 인해 혈액이 순환하지 못하고 정체되면 혈전이 만들어지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혈전이 체내를 이동하다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심방세동은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0.7%에서 발생하고 환자 수로는 28만 명에 달했다. 7년 전인 2008년 15만 명보다 두 배 규모로 늘었다.
심방세동 환자 증가는 인구 고령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70대에서는 약 3%, 80세 이상에서는 4% 이상의 인구가 심방세동을 앓는 것으로 분석됐다.
심방세동 환자가 고령이고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 뇌경색 병력, 심부전 등의 위험인자 중 2개 이상을 가질 경우 뇌경색 고위험군 환자로 분류된다. 뇌경색 고위험군 환자는 2008년에는 심방세동 환자 중 78%(12만 명)였으나 2015년에는 83%(23만 명)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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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고령화가 진행 될수록 국내 심방세동 환자의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뇌경색 고위험군에서는 조기 발견과 예방적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뇌경색 고위험군 환자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먹는 항응고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등 예방치료를 하는 비율은 절반에 그쳤다. 2013년~2015년에 거쳐 국내에 도입된 치료제 'NOAC'(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 비(非)-비타민K길항제 경구 항응고제)의 사용률은 2015년 기준 51%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NOAC은 기존 경구용 항응고제인 와파린과 달리 빈번한 혈액검사를 통해 그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없고, 음식이나 다른 약제에 약효가 간섭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NOAC의 등장으로 심방세동 환자의 항응고제 처방률이 점차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며 "뇌경색 예방치료를 통해,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뇌졸중 발생률이 낮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과 '국제심장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에 발표됐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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