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유럽연합 기밀 접근권자라 주목
혐의 미공개…당국, 대북거래 은행 비리 언급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라트비아 중앙은행 일마르스 림세빅스 총재가 부패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AP통신은 림세빅스 총리가 뇌물·돈세탁 혐의 등을 받고 있으며, 마라톤 조사 끝에 결국 구금됐다고 밝혔다.
라트비아 국영 방송은 림세빅스 총재가 전날 부패예방국(KNAB) 청사에 출석해 이날 오전 일찌감치 떠나는 모습을 방송했다.
또한 반부패 담당 공무원들이 림세빅스 총재의 자택과 중앙은행 사무실을 수색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KNAB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마리스 쿠친스키 라트비아 총리는 림세빅스 총재의 체포 사실을 확인하면서 "현재로서는 라트비아 금융 시스템에 위험 징후가 없다"고 밝혔다.
다나 라이즈니스-오졸라 재무장관은 "림세빅스 총리가 최소한 조사를 받는 기간 만큼이라도 자리에서 물러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림세빅스 총재가 체포된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현지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고 자금을 세탁하는 역할을 한 혐의로 라트비아 민간은행 ABLV가 미국 재무부 보고서에 따로 지목됐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당시 미 재무부는 ABLV의 거래 중 북한의 탄도미사일 조달 혹은 수출이 포함됐다고 밝힌 바 있다.
라이즈니스-오졸라 장관은 림세빅스 총재가 ABLV 사건에 연결됐는지는 전혀 확인하지 않았다.
라트비아 정부는 은행 부문의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19일 긴급 내각 회의를 소집했다.
림세빅스 총재가 유럽중앙은행(ECB) 내 주요 기구인 관리이사회의 일원인 만큼, 그의 구금 소식은 유럽 내에서 민감하게 작용한다.
이 기구는 라트비아는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유럽연합(EU) 등의 기밀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림세빅스 총재의 혐의와 돈세탁과 연관돼 있다면, 비밀 요원과 범죄 조직이 국경을 넘나드는 불법 자금 흐름을 통제하는 러시아로부터 협박을 받을 우려가 커진다고 지적한다.
라트비아는 1991년 소비에트연방 붕괴 이후 독립한 발트 3국 중 하나로, 과거 러시아 자금의 돈세탁 통로로 활용된 정황이 많다.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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