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고향 안간 中과학계 원로 '불효짐승' 욕한 변호사 처벌

입력 2018-02-19 11:54  

30년간 고향 안간 中과학계 원로 '불효짐승' 욕한 변호사 처벌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기밀유지를 위해 30년간 고향을 찾지 않은 중국 방산과학계 원로를 '불효한 짐승'이라고 비판한 중국의 한 전직 변호사가 당국에 구금됐다.
19일 환구망에 따르면 중국 산둥(山東)성 린수(臨술)현 공안국은 현지 변호사 출신의 줘바오웨이(작寶偉)가 중국에서 존경받는 과학계 원로를 인터넷에서 비방한 혐의로 행정구류 10일과 벌금 500위안(8만5천원)을 부과했다.
그가 비방한 인물은 1970년대 중국의 첫 핵잠수함 개발을 주도하며 '핵잠수함 대부'로 불리는 황쉬화(黃旭華·92) 중국 공정원 원사(院士·과학계통의 최고 권위자에게 주는 명예 호칭)였다.
연구기밀 유지를 위해 가족들에게 자신이 하는 일을 알리지 않았고 31세 때인 1957년부터 30년간을 고향인 광둥(廣東)성 산웨이(汕尾)에 다녀가지도, 연락처도 남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부친과 형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장례에 참석하지도 못한 그를 다른 가족들은 불효자라고 책망하기에 이르렀다.
보안을 위해 가족들과의 관계까지 희생한 그의 일대기가 알려지며 황 원사는 2013년 '중국을 감동시킨 10대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황 원사가 지난 15일 7억명이 시청한 중국 관영 CCTV의 춘제(春節·중국의 설) 축하쇼인 '춘완(春晩)'에 초대손님으로 출연한 것을 본 아이디 '줘 변호사'는 불쾌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30년을 부모와 연락하지 않은 '불효한 짐승' 황쉬화가 후안무치하게 또 나왔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황쉬화가 과학기술 분야에서 큰 공헌을 세우긴 했지만 '사람의 아들' 입장에서 보면 짐승이나 다름없다. 기밀 때문에 30년간 부모 일을 묻지도, 듣지도 않고, 소식을 끊었다는 핑계는 성립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가 30년간 부모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것이 초점이 돼선 안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의 비평은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자 린수현 인터넷정보판공실은 조사에 나서 문제의 누리꾼이 원래 변호사였다가 지난해 8월 변호사 자격증이 취소된 사람이라고 밝혔다. 르자오(日照)시 변호사협회도 그의 변호사 자격이 취소됐다며 줘바오웨이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현지 공안국은 '사회에서 존경받는 원사를 공공연히 모욕한 일로 심각한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줘 전 변호사에 대해 치안관리처벌법에 따라 행정구류 10일과 벌금 500위안에 처한다고 밝혔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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