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댄스 통과 확정…'흥' 넘치는 민유라도 눈물 펑펑
(강릉=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아리랑' 연기를 펼치게 된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묘한 표정을 지었다.
민유라는 여느 때와 같이 특유의 '흥'을 주체하지 못하며 여러 가지 제스처로 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눈가엔 키스앤크라이존에서 흘렸던 눈물의 흔적이 선명했다.
표정과 몸짓엔 여러 가지 감정이 녹아있었다. 만감이 교차한 듯했다.
두 선수는 19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쇼트댄스에서 61.22점으로 프리댄스 진출을 확정한 뒤 "매우 감격스럽다"라며 입을 모았다.
민유라는 "쇼트댄스를 통과해야 (프리댄스 프로그램인) 아리랑 연기를 할 수 있었다"라면서 "그래서 울음이 터졌다. 기분이 매우 좋다. 빨리 가서 푹 자고 내일 경기 준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눈물의 의미에 관해 "매우 기쁘고 많은 감정이 쏟아져 울음이 터졌다"라고 했다.
두 선수는 일찌감치 평창올림픽 프리댄스 프로그램으로 한국의 전통 음악인 '아리랑'을 택했다.
의상도 개량 한복을 택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아리랑'의 가사 중 '독도'가 정치적 이슈로 불거지면서 해당 가사를 삭제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두 선수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두 선수는 평창올림픽의 목표를 '아리랑 무대를 펼치는 것'으로 삼고 훈련에 열중했다.
과정은 험난했다. 이들은 평창올림픽 첫 무대였던 단체전(팀 이벤트) 쇼트댄스에서 민유라의 상의 후크가 떨어져 나가는 돌발상황 때문에 제대로 된 연기를 못하는 악재를 경험했다.
민유라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후크를 단단히 채웠다. 또한 두꺼운 끈으로 옷을 단단히 여민 채 연기를 펼쳤다.
그는 "완전히 옷을 꿰매고 나왔다"라면서 어깨를 앞뒤로 들썩였다. 과한 동작에도 옷 문제가 없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며 취재진에 웃음을 안겼다.
이어 "오늘은 기술적인 요소에 신경을 썼지만, 내일 프리댄스에서는 내 마음과 감정을 모두 표출해 여러분께 특별한 '아리랑'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점수는 상관없다. 어떻게든 확실하게 즐기고 내려오겠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귀화해 꿈의 무대를 밟은 겜린은 "올림픽에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한국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면서 "내일 경기에선 스토리를 담아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20일 개량 한복을 입고 프리댄스 프로그램 '아리랑'에 맞춰 프리댄스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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