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취 시기도 지역별로 열흘 내지 보름 이상 늦춰져
(남원·무주=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겨우내 이어진 강추위 탓에 고로쇠 수액 채취가 늦어지고 채취량도 급감해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0일 고로쇠 수액 주산지인 전북 남원 지리산 뱀사골 주민들에 따르면 수액 채취가 예년보다 열흘 이상 늦은 최근에야 부분적으로 시작됐다.
혹한의 영향으로 고로쇠나무가 얼어붙어 수액 채취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주기용 뱀사골고로쇠영농조합 이사장은 "수액 채취를 위해 나무에 구멍을 뚫고 호스를 연결하는 작업이 현재 70% 정도 마무리됐다"며 "이번 주 중반은 넘어가야 채취를 위한 준비작업을 모두 마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주 덕유산 일대는 이제야 겨우 채취 준비에 들어갔다.
평소보다 보름 가까이 늦어진 것이다.
고로쇠 수액 채취 농민인 최창신(무주군 설천면)씨는 "1월 말, 2월 초면 준비작업을 마쳐야 하는데, 아직도 나무가 언 상태라 구멍을 뚫을 수가 없을 정도"라며 "최근에야 추위가 조금씩 풀리면서 채취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산청과 함양 등 전국 주요 고로쇠 수액 생산지들도 대부분 채취 시기가 평소보다 열흘가량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나무가 얼어붙은 만큼 채취량도 형편없는 수준이다.
여기에 최근 날씨도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기에는 여전히 추운 편이다.
수액은 밤 최저기온이 영하 5도, 낮 최고기온이 영상 10도 안팎으로 형성돼야 제대로 흘러나온다.
그러나 최근까지 뱀사골 등지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돌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수액 채취량은 작년 이맘때의 40% 안팎에 그치고 있다.
주 이사장은 "나무가 녹을 때까지 며칠은 더 있어야 수액을 제대로 채취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앞으로 좋은 날씨가 이어진다고 해도 이미 열흘 이상 손해를 본 데다 현재의 생산량도 급감한 만큼 투자비나 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doin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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