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이족, 극단주의 세력으로 여기는 조치" 비판 제기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종교 단속을 강화하는 중국이 춘제(春節·중국의 설) 기간 소수민족의 종교교육을 금지해 반발이 일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중국 간쑤(甘肅)성 닝샤(寧夏)후이족(回族)자치구의 수도인 닝샤시 등에서 지방 정부가 춘제 기간 어린이들이 종교교육에 참석하는 것을 금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식 연휴는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이지만, 이번 조처는 연휴가 끝난 뒤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단속은 중국 내 종교단체와 종교 활동에 대한 요건을 대폭 강화한 종교사무조례가 이달 1일부터 시행된 것과 관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닝샤자치구는 중국 서북부 황허 중류에 있는 소수민족 자치구로, 주민 630여만 명의 34%를 차지하는 후이족은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는다. 시짱(西藏·티베트), 신장(新疆) 등 다른 자치구와 달리 중국으로부터의 독립 움직임은 거의 없다.
상대적으로 온건한 이 지역에서 종교 단속이 강화되면서 후이족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최근 기도 시간을 알리는 사원의 스피커가 소음공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철거되는 사례가 있었다. 당국은 새 모스크를 지을 때 아랍 양식이 아닌 중국 전통양식으로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침을 내놓기도 했다.
후이족 종교 지도자인 리하이양은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우스꽝스러운 이번 조처에 우리는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번 조처가 중국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닝샤자치구 정부는 "중국 헌법은 종교와 교육의 분리를 규정한다"면서 "당국은 극단적 종교 이데올로기의 침투를 엄격하게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후이족은 닝샤자치구가 신장웨이우얼자치구의 전례를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는다.
중국은 신장웨이우얼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鳥魯木齊)에서 한족 지배에 항거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2009년 이후 이 지역에 치안병력을 대폭 강화하고, 위구르 언어와 교육, 종교 활동 등에 제한을 가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같은 조처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중국 내 세 확산을 우려한 것이지만, 강경 일변도의 정책이 반발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 내 이슬람교도에 대한 탄압이 중동, 중앙아시아의 이슬람 국가 등으로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후이족 저우 씨는 "극단주의 세력이 닝샤 자치구에서 득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우리는 극단주의자들이 아니다"고 당국의 조처에 항변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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