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 이슬람주의자가 기독교 신자 상대로 테러했을 가능성"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도시 키즐랴르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이 종교적 동기에서 비롯된 테러일 가능성에 대해 현지 수사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중대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대변인 스베틀라나 페트렌코는 19일(현지시간) "조사 과정에서 범행 동기를 규명하고 있으며 모든 가설이 검토되고 있다"면서 "가설들 가운데는 테러설도 포함된다"도 밝혔다.
지금까지 '살인'과 '다중 살해 시도'로 규정된 총격 사건이 '테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었다.
앞서 전날 오후 4시 30분께 키즐랴르 시내에서 한 괴한이 정교회 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나오는 여성 신자들을 겨냥해 사냥총으로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 총격 사건으로 여성 신자 5명이 숨지고, 다른 여성 신자 3명과 보안요원 2명 등이 부상했다.
진압 작전 과정에서 사살된 범인은 키즐랴르에 거주하는 할릴 할릴로프란 이름의 22세 남성으로 확인됐다.
그는 교회에서 나오는 여성 신자들에게 '알라후 아크바르'(알라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며 돌진해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게스탄 경찰은 RBC 통신에 "범인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휴면 세포(활동을 멈춘 하부 조직) 소속"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IS는 총격 사건 당일 자체 선전매체 아마크를 통해 다게스탄 교회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범인은 일부러 슬라브 민족의 봄맞이 축제인 '마슬레니차'(사육제) 마지막 일요일에 해당하는 정교회 축일 '사죄주일'에 맞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정교회에서는 깨끗한 마음으로 금욕절인 사순절(대제) 기간을 맞이하기 위해 사제와 신도들이 서로를 용서하는 예식이 진행된다.
국민의 약 70%가 기독교의 일파인 동방 정교회(Eastern Orthodox) 신자인 러시아에서 남부 캅카스의 다게스탄공화국은 대표적인 이슬람권 지역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과격 이슬람주의자가 기독교 신자들을 상대로 테러를 저지른 게 아닌가 하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