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에티오피아에 국산 쌀을 활용한 식량 원조가 이뤄진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식량원조협약(Food Assistance Convention·이하 FAC)을 통해 국산 쌀 5만t(460억 원 규모)을 지원할 식량 원조 대상국으로 예멘, 시리아, 케냐, 에티오피아, 우간다 5개국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FAC는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15개 국가가 회원국이며 개발도상국에 인도적 목적의 식량을 지원하는 국제 협약이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하는 해외원조의 80%가 인프라 개발 등에 집중돼 있어 인도적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달 FAC에 가입했으며,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원조 대상국을 확정했다.
중동 국가인 예멘과 시리아는 내전과 무력충돌로 기아에 처해 있고, 케냐, 에티오피아, 우간다는 아프리카의 극심한 가뭄과 인근 국가의 대규모 난민유입으로 식량난을 겪고 있다.
이들 국가에는 2016년 생산된 정부관리양곡 중 '상' 등급의 쌀 1만t씩 총 5만t이 지원된다.
농식품부는 국제전문원조기구인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해상 및 현지 운송, 배급 등의 업무를 WFP에 위탁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한국·중국·일본 및 아세안의 비상 쌀 비축기구인 애프터(ASEAN+3 Emergency Rice Reserve·APTERR)를 통해 처음으로 국산 쌀 750t을 캄보디아·미얀마 등에 해외원조용으로 지원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원조 물량이 소규모였고, 대량으로 쌀 원조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특히 FAC 가입으로 앞으로 쌀 원조가 대량으로 정기적으로 이뤄지게 돼 남아도는 쌀 재고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FAC 가입에 따른 본격적인 식량 원조 추진으로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주요 식량 원조 국가로 거듭나게 됐다"며 "특히 에티오피아의 경우 한국전 참전국으로서 어려울 때 도움을 받다가 이제 우리나라가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어 의미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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