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프리스타일 女하프파이프 챔피언 샤페 '우상'과 나란히 메달리스트 회견
(평창=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4년 전만 해도 올림픽 출전을 꿈만 꾸던 선수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모든 선수를 압도하고 정상에 올라 당시의 우상이던 메달리스트를 옆에 두고 기자회견을 함께하는 감격을 누렸다.
캐나다의 캐시 샤페(26)는 2018 평창올림픽 프리스타일스키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5.80으로 우승했다.
3차례 주행 가운데 가장 좋은 점수를 비교해 메달리스트를 가리는 이 종목에서 샤페는 2차 시기 점수로 이미 우승을 확정했다.
4년 전 소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마리 마르티노(프랑스·92.60점)는 샤페의 압도적인 연기를 넘어설 수 없어 2대회 연속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샤페는 경기 후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마르티노를 가리키며 "2014년에 나는 미국 콜로라도 아스펜에서 열린 오픈 대회에 참가 중이었다"며 "올림픽 경기를 보려고 엄청나게 이른 시간에 일어나 텔레비전으로 이 선수들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선수들이 나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었다"고 경의를 표했다.
이날 경기에는 소치올림픽의 메달리스트 3명이 모두 출전했지만 마리노가 은메달을 따냈을 뿐 당시 금메달리스트인 매디 보먼(미국)은 결승 3차례 주행에서 모두 큰 실수를 저질러 11위에 그쳤고, 동메달리스트였던 일본의 오노즈카 아야나도 5위에 머물렀다.
샤페는 올림픽 챔피언이 되는 데에 하루에 얼마나 시간을 들였는지 묻자 "체육관에서도 운동해야 하고, 트램펄린도 타야 하고, 경기 출전을 위해 이동도 해야 하니 시간을 숫자로 말하긴 어렵다"며 "사실상 인생을 다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건 특별한 일이 아니라 대부분 선수가 다 그렇게 하고 있다"며 "그게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여자 하프파이프 예선에서 단 한 번도 점프 기술을 발휘하지 않은 헝가리 국가대표 엘리자베스 마리안 스와니(34)도 화제로 떠올랐다.
스와니는 전날 예선에서 24명 중 24위로 경기를 마쳤다. 그는 하프파이프 양쪽을 오가기만 했을 뿐 이 종목의 핵심인 점프 연기는 전혀 시도하지도 않았다.
일부에서는 여자 하프파이프 선수층이 워낙 얇은 탓에 자질이 부족한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 올랐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샤페는 그러나 이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하는 데 들인 노력을 얕잡아 봐선 안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스와니는 모든 대회에 참가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 포인트를 획득하고, 국내 대회에서도 출전해 통과했다"며 "그런 노력을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마르티노는 "만약에 스와니가 자메이카 선수였다면 사람들은 '와 대단한 일을 해냈다'며 축하해 줬을 것"이라며 "엄청나게 훌륭한 선수는 아니지만 올림픽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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