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피해 사례 30건 접수…청주시 피해 직원 심리치료도 지원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청주시의 한 동(洞) 주민센터 직원들은 50대 악성 민원인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1주일에 2∼3일, 하루 2∼3시간씩 이 주민센터를 찾아 직원들에게 반말하는 것은 물론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붓기 일쑤다.
심지어 이 민원인은 여직원에게 얼굴을 바짝 들이밀고 성희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이 민원인의 횡포를 견디다 못해 지난달 업무 방해·폭언·성희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또 다른 동 주민센터에는 술에 취해 찾아오는 주취 행패자가 있다.
이 남성은 만취 상태로 주민센터를 찾아 직원들에게 욕설을 퍼붓곤 한다. 작년 2월부터 시작된 주취 행패는 연말까지 이어졌다.
경찰이 출동해도 그때뿐이었다. 직원들은 불안에 떨다가 청주시에 청원경찰 배치를 요청했다.
청주시는 본청 실·국과 사업소, 읍·면·동 주민센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고질 민원 상황을 파악 중이다.
지난 8∼14일 접수된 것만 30건에 달한다. 피해 유형도 욕설과 고성, 반말, 성희롱 등 다양하다.
악성 민원인들의 폐해가 이어지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청주시지부가 청주시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20일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해 폐쇄회로(CC)TV 확대 설치, 경고 문구 제작, 긴급상황 발생 시 청원경찰 호출 시스템 구축 등을 시에 요구했다.
또 "악성·고질 민원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법당국과 협의, 매뉴얼을 만들어 배부하고 모든 직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라"고 강조했다.
수사기관에 대해서도 "악성 민원인 신고가 접수되면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에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조 관계자는 "악성 민원인이 자신의 행패를 제지하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별의별 트집을 잡아 감사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직원들이 피해를 밝히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악성 민원인 폐해는 접수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악성, 갑질 민원인의 폭언과 인격 모독성 발언은 절대 좌시하고 않고 증거 수집을 통해 행정·사법적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청주시 관계자는 "피해 사례가 확인되면 민원인을 상대로 적극적인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피해 직원들이 마음을 다치는 일이 없도록 상담 프로그램을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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