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ABC 여론조사…응답자 62% '트럼프가 예방조치 충분히 안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고교생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 주 총기 참사 직후에도 미국인 절반 가까이가 이번 사건에 사용된 것과 같은 반자동 소총이나 샷건 등 공격용 무기(assault weapons)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이 사건 다음날인 15일부터 18일까지 성인 8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에 찬성하느냐'는 물음에 50%가 '찬성한다'고, 46%가 '반대한다'고 각각 답했다.
공격용 무기란 개인의 호신 목적을 넘어 다른 사람을 공격하기 위한 용도의 무기를 가리킨다. 플로리다 총격범 니콜라스 크루스(19)가 사용한 AR-15 반자동 소총도 여기에 해당한다.
이번 조사는 끔찍한 비극에도 공격용 무기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이 별로 바뀌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2년 전인 2016년 6월 같은 기관의 여론조사에서도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법안에 대한 찬성이 51%, 반대가 48%로 각각 집계된 바 있다.
특히 80%가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를 지지한 1994년 6월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크게 후퇴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당시 조사에서 공격용 무기 판매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자는 18%에 불과했다.
어떻게 하면 플로리다 총기 참사를 막을 수 있었겠느냐는 물음에도 '보다 엄격한 총기규제 법안'이 필요하다는 응답자(58%)보다 '더 효과적인 정신건강 검사와 치료'를 꼽은 응답자(77%)가 더 많았다.
잇따르는 총기 난사의 책임을 정치권으로 돌리는 미국인도 많았다.
총기 난사를 예방하기 위해 의회가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는 77%,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응답자는 62%로 각각 집계됐다.
다만 지지 정당에 따라 '대통령 책임론'에 관한 생각은 크게 엇갈렸다. 민주당 지지자의 85%가 트럼프 대통령이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지만, 공화당 지지자의 63%는 트럼프 대통령이 할 일을 다 했다고 답변했다.
또한, 학교 총기 난사의 예방책으로 교사의 총기 휴대가 필요하다는 벳시 디보스 교육장관의 제안에 대해선 42%만이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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