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세계가 주목 한국 컬링…어떻게 경북에서 싹을 틔웠나

입력 2018-02-20 17:25   수정 2018-02-20 17:36

[올림픽] 세계가 주목 한국 컬링…어떻게 경북에서 싹을 틔웠나
2001년 경북도청 팀으로 출발…대표팀 전원 경북체육회 소속으로 돌풍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강호를 잇달아 격파해 돌풍을 일으키며 세계인 주목을 받는 데는 선수단뿐 아니라 경북도와 경북도체육회도 큰 몫을 했다.
경북도체육회는 경북도와 함께 컬링 불모지인 상태에서 팀을 창단해 비인기 종목 설움을 견뎌내며 선수를 키우고 전용 훈련원을 만드는 등 한국 컬링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여자컬링 대표팀은 20일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8차전에서 미국을 9-6으로 제압하고 한국 컬링 사상 최초 올림픽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올림픽 컬링 남자·여자·믹스더블 대표팀 15명 모두 경북도체육회 소속이다.
컬링은 1995년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고 경북도는 2001년 1월 전국 최초로 컬링 직장운동경기부 남자팀을 창설했다.
겨울 스포츠 불모지로 동계체전에서 만년 하위권에 맴돈 경북은 동계 종목 진흥을 위해 시설 투자에 많은 돈이 들고 기후상 어려움이 있는 스키나 빙상 대신 컬링을 선택했다.
또 컬링이 두뇌와 멘탈 경기로 한국인에게 적합하고 가족, 친구 등이 함께하는 팀워크가 중요한 스포츠로 한국 정서에도 맞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전용 훈련장이 없이 대구 실내빙상장에서 빙상선수 훈련이 끝나는 오후 10시나 11시부터 훈련에 들어가 다음 날 새벽 2∼3시까지 구슬땀을 흘리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미래를 향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경북도와 의성군, 경북컬링협회는 2003년 일본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경북도체육회 소속 남자 일반부가 우승을 차지하지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전용 훈련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캐나다 현지 조사 등으로 민과 관이 힘을 합쳐 전국 최초로 컬링장을 만들었다.
경북도 11억5천만원, 의성군 3억5천500만원, 경북컬링협회 16억원으로 2006년 5월 의성군에 국제경기규격을 갖춘 4시트 짜리 훈련원을 완공했다.



경북 컬링이 이번 올림픽에서 큰 관심을 받기까지는 김경두 경북컬링협회 부회장 역할이 컸다.
여자컬링 대표팀 김민정 감독 아버지인 김 부회장은 의성에 최초 컬링장을 건립하는 데 힘쓰고 그곳에서 지금 대표팀 선수들을 키워냈다
김응삼 경북도체육회 체육진흥부장은 "김경두 부회장이 대학교수로 재직하며 컬링에 관심을 가지고 대학 체육과 학생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 대회에도 출전했다"며 "그 뒤 도청 팀을 만들고 훈련원까지 건립해 현재에 이르는 데도 핵심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의성컬링훈련원 건립 때 김 부회장이 당시 장창환 경북컬링협회 회장에게 훈련장 필요성을 논의했고 건설업을 하던 장 회장이 설계 등 공사 경비 16억원을 협회 차원 현물출자 형식으로 부담했다"고 밝혔다.
경북도청 컬링팀은 경북도체육회 팀으로 명칭을 변경해 2007년 남자부, 2010년 여자부 팀을 창단했다.
2016년 1월에는 믹스더블 팀을 구성했다.
경북도체육회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여러 경로로 정보를 수집한 결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믹스더블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발 빠르게 팀을 만들었다.
경북도체육회는 컬링훈련원을 기반으로 학교 운동부와 실업팀 구성 등으로 선수를 배출해 대한민국 컬링을 이끌고 있다.
대한민국 선수의 90% 정도가 지역 출신이다.
이번 올림픽 대표팀 15명 가운데 3명을 뺀 12명이 의성을 중심으로 한 경북과 대구 출신이다.
경북에서 선수로 등록한 컬링 선수는 초·중·고등부와 일반부 54명이며 선수로 등록하지 않았으나 대회에 참가하는 이들까지 합하면 80명에 이른다.
경북도체육회 소속 컬링팀은 2003년 일본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일반부 우승을 시작으로 2011년 동계유니버시아드, 2014년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 2017년 세계주니어컬링선수권 등 세계 대회에서 잇달아 우승하는 등 이번 올림픽 돌풍을 예고했다.
국내에서는 전국동계체육대회 남자 일반부 6연패, 여자 일반부 3연패 등 적수가 없을 정도다.
박의식 경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의성을 중심으로 가족과 친구, 선후배가 방과 후 수업 등으로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으나 그동안 비인기 종목이라 투자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매년 컬링 강국인 캐나다에 전지훈련을 보냈고 선수단도 올림픽에서 큰일을 내자고 의기투합했는데 끝까지 선전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har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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