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온스카야·페라이어·임동혁, 리사이틀서 슈베르트 연주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오는 3월 국내외 유명 피아니스트들의 슈베르트 연주가 쏟아진다.
풍부한 선율과 수묵화 같은 시적 상상력으로 가득한 슈베르트 피아노 음악을 스타 피아니스트들이 어떻게 해석해낼지 주목된다.
우선 '피아노 여제' 러시아 피아니스트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73)는 오는 3월 31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첫 내한공연 프로그램으로 슈베르트를 선택했다.
조지아 태생의 레온스카야는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 등 구소련 시대의 음악가들과 영감을 주고받은 거장이다.
특히 그의 재능을 알아본 리히터가 평생 조언과 듀엣 연주 초대 등을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간의 예술적 업적을 인정받아 빈 콘체르트 하우스 명예 회원이 됐으며 오스트리아 문화계 관련 수상 중 가장 높은 영예의 '십자가 훈장' 등을 받았다.
그는 첫 내한 공연에서 슈베르트의 초기 작품인 소나타 9번(D.575)으로 시작해 '방랑자 환상곡'(D.760)을 거쳐 후기 작품인 소나타 18번(D.894)까지를 연주한다.
레온스카야는 성남아트센터를 통해 "관객들이 슈베르트 음악의 대비가 주는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짰다"며 "슈베르트 작품은 찰나의 아름다움을 영원한 것으로 바꿔놓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나타 D.575와 '방랑자 환상곡'은 휴식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연주된다"며 "소나타 D.894에는 슈베르트의 또 다른 재능, 즉 '시적인 놀라움'과 거기서 나타나는 색다른 행복감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4만~8만원. ☎1544-8117
오는 3월 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여는 임동혁(34)의 독주회도 전부 슈베르트 곡으로 구성된다.
임동혁은 퀸 엘리자베스(3위·수상거부), 쇼팽 콩쿠르(3위), 차이콥스키 콩쿠르 (1위 없는 4위) 등 세계 3대 콩쿠르에서 모두 입상하는 쾌거를 거둔 클래식 스타다.
섬세하고 예민한 서정으로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불려온 임동혁은 이번에도 그의 장기가 잘 드러날 수 있는 슈베르트를 택했다.
1부에서는 슈베르트의 '즉흥곡'(D.935)이, 2부에서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21번(D.960)이 연주된다.
그는 작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쇼팽과 슈베르트를 '서정적'인 곡들이라고 말하는 건 너무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이야기인 것 같다"며 "그것보다는 '노래하는 게 중요한' 곡들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공연 주최 측인 크레디아는 "슈베르트 서거 190년을 기념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낭만파 작곡가의 서정적인 곡을 연주할 때 더 빛이 나는 임동혁의 해석이 궁금해지는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3만~10만원. ☎1577-5266
'건반 위의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미국 피아니스트 머레이 페라이어(71)의 2년 만의 내한 공연에서도 슈베르트를 감상할 수 있다.
오는 3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그의 공연 프로그램에는 임동혁과 같은 프로그램인 슈베르트의 '즉흥곡'이 포함됐다.
이 밖에 그는 바흐의 프랑스 모음곡 6번 E장조, 모차르트 론도 A단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번을 함께 선보인다.
작년 5월부터 미국과 유럽 무대에서 독주회를 열어온 프로그램이다.
"70세에 도달한 거장이 표현할 수 있는 최고 경지의 해석"(시카고 트리뷴), "모든 것에 통달한 대가처럼 무대를 장악했다"(워싱턴 포스트)와 같은 현지 언론의 호평이 잇따랐다.
뉴욕에서 태어난 페라이어는 1972년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린 후 40여년간 세계 최정상급 피아니스트로 활약해왔다.
과거 유려하고 서정미가 넘치는 연주로 유명했던 페라이어는 최근 절제된 과감함과 화려함을 발하는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4만~15만원. ☎1577-5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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