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친정부 병력 아프린으로 이동 정황 없어…시리아정부·쿠르드당국도 미확인
전문가 "러, 터키·시리아 충돌 원치 않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친정부 병력이 터키군 공격 아래 놓인 시리아 북서부에 배치될 것이라는 시리아 국영매체의 보도 후 하루가 지났으나 실제 이동정황은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앞서 19일 오전(현지시간),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과 국영 TV는 "터키군의 침략행위에 저항하는 주민을 지원하고자 '민중 부대'가 몇 시간 안에 아프린에 진입한다"고 보도했다.
일부 쿠르드 반(半)자치기구의 고위 관계자로부터도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와 시리아정부가 아프린에 시리아군을 배치하는 데 합의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자칫 시리아 친정부 민병대와 터키군 진영이 시리아 북서부에서 충돌할 우려에 긴장이 고조됐다.
그러나 시리아 국영 매체 보도 직후에도 시리아군 또는 친정부 민병대가 아프린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우선 쿠르드 반자치기구나 YPG, 또는 시리아정부 어느 쪽에서도 '합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또 수도 다마스쿠스의 동쪽 동(東)구타 반군 지역 지상전을 준비하는 시리아군이나 시아파 반군으로서는 아프린 개입은 우선 순위가 떨어진다.
터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통화하는 등 외교전을 펼치며 시리아 친정부 병력의 이동 가능성을 차단했다.
무엇보다 시리아 사태의 당사자와 외부 세력 모두에 영향력을 미치며 시리아에서 가장 강한 지배력을 가진 러시아가 터키와 시리아의 충돌을 원치 않고, 시리아군이든 친정부 민병대든 아프린 진입을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시리아정부를 지탱하는 '후견인'이자, 시리아 사태의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해 터키와도 협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배경에 비춰 시리아정부가 아프린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프랑스 시앙스포대학의 자나 자부르 교수(정치학)는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터키군과 시리아군은 막후에서 서로 협의하는 사이"라며 시리아 친정부군이 아프린에 진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가 시리아 정권과 터키의 정면 충돌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자부르 교수는 지적했다.
작년 11월 소치에서 시리아 사태를 논의한 러시아·이란·터키 정상은 오는 4월 이스탄불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다.
한편 두 달째 접어든 터키군의 아프린 작전은 터키정부의 개전 당시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 중이다.
터키는 지난달 20일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에서 YPG를 몰아내는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현재까지 아프린에서 35개 마을이 터키군 수중에 들어갔다.
터키의 안보 전문가 아브둘라흐 아아르는 터키군과 연계 반군이 아프린주 국경지역 300㎢를 장악했다고 분석했다.
그새 터키군 32명을 포함해 터키 진영에서 238명이, YPG 조직원 197명이 각각 전사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집계했다.
민간인 9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가운데 절대 다수는 쿠르드족이다.
아프린 당국은 주민 사망자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180명 수준이라고 밝혔다.
터키군은 아프린 작전으로 이날까지 YPG 조직원 등 1천715명을 제거하거나 생포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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