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터키인 17명이 당국의 탄압을 피해 배를 타고 그리스 섬에 도착해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터키 일가족 17명이 탄 소형배가 19일 에게 해의 이누세스 섬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어린이 6명이 포함된 이들은 터키 공무원들과 그들의 가족들로, 이들은 2016년 7월 터키의 쿠데타 불발 이후 촉발된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을 피해 그리스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안경비대는 이들이 도착 직후 인근 키오스 섬으로 이송됐으며, 그곳에서 망명 신청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터키의 쿠데타 시도가 무위에 그친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쿠데타 가담자와 배후 세력에 대한 대대적 색출 작업을 펼쳐 현재까지 5만명 이상을 구속하고, 공공부문 종사자 14만명을 해고했다.
이런 와중에 이웃 나라인 그리스로 넘어와 보호를 요청한 사람들 숫자도 터키의 쿠데타가 진압된 이후 1천8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에는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간 직후 군용 헬리콥터를 타고 그리스로 넘어온 군인 8명도 포함돼 있다. 터키 정부는 이들이 쿠데타 주도 세력이라고 주장하며 터키로 송환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으나, 그리스 법원은 이들을 터키로 돌려보낼 경우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고, 목숨마저 위태로워질 것이라며 송환을 거부했다.
한편, 지난 주에는 교사 출신 터키 여성이 자녀 2명과 함께 터키와 그리스 사이를 흐르는 에브로스 강을 넘어 그리스로 입국하려다가 익사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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