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에서 이탈리아인 3명이 실종돼 사법당국이 수사에 나섰다고 밀레니오 등 현지언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파엘 루소(60)와 그의 아들 안토니오(25), 조카 빈센조 시미노(29)는 지난해 12월 31일 밤에 멕시코 서부 할리스코 주 테카리틀란 시에서 실종됐다.
나폴리 출신인 이들은 당시 주유소에서 지역 경찰에 연행된 후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안토니오는 실종 당시 '지역 경찰이 자신들을 따라오라고 해서 놀랐다'라는 음성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남겼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이들은 사업 목적으로 할리스코 주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자 가족들과 지인들은 지난 주말 멕시코 당국에 진상 규명과 수사를 촉구하며 나폴리 시내를 행진했다.
로베르토 로페스 할리스코 주 대변인은 "세 사람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이탈리아 외교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앞서 자국민들에게 할리스코 주에서 마약범죄 조직의 폭력이 만연한 만큼 여행금지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최근 할리스코 주와 북쪽으로 인접한 나야리트 주에서도 마약범죄 조직을 전담하는 멕시코 연방검찰 소속 특수 요원 2명이 납치된 후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멕시코에서는 마약범죄 조직이 활개를 치고 있다. 지난해에만 1997년부터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많은 2만5천339명이 피살됐다. 이 중 4분의 3이 마약조직의 범죄와 연관된 것으로 추산된다.
멕시코에서는 연말연시는 물론 평소에도 경찰복 등을 입고 경찰을 사칭하는 범죄자들의 납치가 자주 발생하는 만큼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노상에서 강도를 당해도 주변에 있던 현지인들이 피해를 우려해 경찰에 신고하거나 도움을 주지 않은 채 그냥 지켜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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