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누운 세월호 90도로 틀어 부두 앞으로 옮긴다

입력 2018-02-21 08:18   수정 2018-02-21 09:40

옆으로 누운 세월호 90도로 틀어 부두 앞으로 옮긴다

세월호 선체 직립 사전작업 시작…모듈 트랜스포터로 시속 1∼1.5㎞로 이동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목포신항 철제부두에 옆으로 누워 있는 세월호를 바로 세우기 위한 사전작업이 21일 시작됐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는 이날 오전 8시 세월호를 직립(直立)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선체 하부에 모듈 트랜스포터(MT) 364축을 진입시켜 세월호를 부두 끝 60m 지점에 수평으로 놓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선조위는 이날 작업에 앞서 전날 MT를 세월호 하부에 투입해 3차례 걸쳐 유압장치를 이용해 선체 무게를 측정하고, 무게 중심을 확인하는 작업을 마쳤다.
측정 결과 세월호의 현재 무게는 약 8천400t으로 조사됐다.
이날 MT 364축은 왼쪽으로 누워 부두와 수직 방향으로 있는 세월호 하부에서 세월호를 들어 올려 90도로 회전시키며 부두 쪽으로 이동한다.
선조위는 이날 오전 8∼12시 4시간 동안 MT를 시속 1∼1.5㎞ 속도로 천천히 움직여 세월호가 무게 중심을 잃고 쓰러지지 않도록 신중히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정오께면 세월호가 목포신항 부두와 평행을 이루는 60m 지점에 밑바닥(선저)이 바다 쪽을 향하는 모습으로 자리할 수 있을 것으로 선조위는 보고 있다.
이동에 동원된 MT는 작년 4월 침몰 해역에서 인양한 세월호를 육상에 거치할 때 사용한 특수장비로, 1대의 MT가 수십t의 무게를 감당하며 이동할 수 있다.
유압장치가 달려있어 높낮이를 제어하거나 좌우로 움직임을 바꿀 수 있고, 여러 대를 결합하면 지네처럼 함께 움직일 수 있어 수천t의 구조물도 쉽게 들어 원하는 장소로 옮길 수 있는 장비다.
이날 세월호가 목적 지점까지 무사히 이동하면 선체 직립을 위한 선체 보강 작업을 시작한다.
선조위는 현재 세월호 왼쪽 면에 설치된 33개의 철제 빔(beam)에 더해 세월호 하부에 수직 방향으로 철제 빔 33개를 추가로 설치, 'L' 모양의 리프팅 빔을 만들어 해상크레인으로 세월호를 90도 회전시켜 직립할 계획이다.
철제 빔 제작·설치와 함께 해상크레인이 세월호를 들어 올렸을 때 선체가 찢겨 나가지 않도록 약해진 선체 부위에 대한 보강 작업도 실시한다.
5월 중순까지 빔 설치 및 선체 보강 작업이 끝나면 5월 26일 울산 현대중공업에 있는 1만t급 해상크레인을 가져와 작업 준비를 마친다.

세월호 직립 '디데이(D-day)'는 5월 31일이다.
이날 총 66개의 철제 빔을 해상크레인과 연결해 수평·수직 빔에 다른 힘을 적절히 가해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세월호를 35도, 40도, 50도, 55도 등 총 6단계에 걸쳐 90도로 돌려 바로 세운다.
직립이 성공하면 빔 제거 등 모든 정리 작업을 6월 14일까지 마무리한다.
선조위는 선체 직립 작업과 함께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한 선체 조사도 함께 진행한다.
현대삼호가 세월호 기관구역으로 통하는 '안전통로'를 만들어 작업자가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고, 이 통로를 이용해 선체 정밀조사를 벌인다.
직립을 마친 뒤에는 수색하지 못한 구역에 대한 본격적인 펄 제거작업 등 미수습자 수습 작업도 재개한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인양 이후 선체 수색을 통해 기존 미수습자 9명 가운데 4명의 유해를 일부 수습했다. 그러나 수색이 중단된 작년 말까지 나머지 5명의 흔적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선조위 관계자는 "사전 점검 결과 오늘 세월호를 부두 인근까지 평행이 되도록 옮기는 작업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안전하게 작업이 이뤄지도록 꼼꼼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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