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록체 DNA에서 총 132개 유전자 확인…세계 최초
(대전=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물들메나무의 엽록체 DNA 유전자지도를 세계 최초로 해독했다.
21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물들메나무 엽록체 DNA는 전체 길이가 15만5천571 bp(베이스 페어, 유전자를 구성하는 DNA의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이고, 총 132개의 유전자로 구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식물세포의 소기관인 엽록체 DNA는 빛에너지와 수분 및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광합성 기능을 담당한다.
이번에 해독한 엽록체 DNA의 유전자지도는 물들메나무의 식물학적 진화과정을 추적하고 식물이 생존하는 데 중요한 광합성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들메나무(학명: Fraxinus chiisanensis)는 물푸레나뭇과에 속하는 낙엽성의 키 큰 나무로, 덕유산과 지리산 등 일부 지역에만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고유식물이다.
물푸레나뭇과에는 물들메나무, 들메나무, 물푸레나무, 쇠물푸레나무가 있는데 물들메나무는 겨울눈의 모양이 다른 수종에 비해 독특하다.
물들메나무의 분포는 우리나라에 한정돼 있고 개체 수가 적어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은 물들메나무를 멸종 위기 '적색목록'에 포함해 멸종 가능성(위기등급, EN)이 큰 것으로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의 유용한 산림유전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토콘드리얼 DNA'에 게재됐다.
최근 생물다양성협약(CBD)과 유전자원에 대한 접근과 이용에 따른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에 관한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유전자원은 과거 인류 공동 유산의 개념이 아닌 유전자원을 보유한 각 나라의 고유한 생물 주권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나고야의정서 체제에서는 우리 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물들메나무와 같은 특산식물의 보존 연구를 강화하고 다양한 활용을 위해 특성 정보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과 이제완 박사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물들메나무와 같이 분포 면적이 좁고 개체 수가 적은 나무들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유전자지도 활용이 물들메나무의 보호는 물론 생명산업의 소재로서 생물 주권 확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ye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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