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해지에 기념물 철거까지…부산 곳곳 이윤택 지우기

입력 2018-02-21 10:29  

계약 해지에 기념물 철거까지…부산 곳곳 이윤택 지우기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성추행 파문으로 공개 사과한 이윤택 연출가 지우기 현상이 부산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부산은 이윤택 연출가의 연극 인생 출발점인 만큼 실망감과 분노가 어느 곳보다 크게 표출되고 있는 모습이다.

부산 기장군은 21일 극단 가마골이 위탁 운영 중인 어린이 전용극장 '안데르센 극장의 계약 해지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안데르센 극장은 2020년 완공 예정인 '안데르센 동화마을' 안에 자리한 공연장으로 극단 가마골이 위탁 계약을 맺고 2019년까지 운영할 예정이었다.
극단 가마골은 이 연출가의 영향력으로 설립된 곳으로 이 감독이 직접 작품을 연출하는 등 밀접한 연관이 있는 단체다.

기장군 관계자는 "극단 가마골은 이윤택 연출가와 서류상으로는 아무런 연관이 없지만, 사실상 이 연출가의 도움을 받으며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검토해서 논의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동남권 문화 거점으로 기대를 모으며 기장군 일광면에 개관한 가마골 소극장 역시 연희단거리패의 해체와 함께 매각 계획을 밝혀 사실상 폐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9일 부산 동구는 초량동 초량초등학교 옆 초량 이바구길에 있었던 이윤택 연출가의 동판을 철거했다.
해당 동판은 이바구길 '인물사 담장'에 설치된 기념물로 이 감독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3년 설치됐다.

동구 관계자는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뒤 곧바로 철거 여부를 고민해왔다"며 "설 연휴 기간 이바구길을 찾은 관광객들의 민원이 많이 들어와 철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20년째 연극인 양성소와 공연장으로 명성을 쌓아온 경남 밀양연극촌도 문을 닫는 등 지역 예술계에서도 이윤택 성추행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handbrothe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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