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분기 매출 성장률 50%→23%로 추락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월마트가 온라인 유통 전쟁에서 아마존에 밀린 탓에 4분기 실적이 휘청이며 주가에도 먹구름을 드리웠다.
미국 대형 슈퍼마켓인 월마트는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4분기(2017년 11∼1월) 매출이 1천363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1%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5억 달러로 28% 줄었고, 순익도 21억8천만 달러에 그쳐 무려 42.1% 감소했다.
주당 순이익도 1.33달러에 그쳐 톰슨로이터 예상치인 1.37달러를 밑돌았다.
실적 충격은 주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마감가는 전날보다 10.2% 떨어져 30년 만에 하루 기준 최악의 낙폭을 보였다.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310억 달러가 증발했다.
월마트의 부진은 온라인 유통에 전력투구하고도 아마존과 경쟁에서 밀린 탓이다.
4분기 미국 내 전자상거래 매출 성장률이 23%에 그쳐 3분기 50%에서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 29%보다도 낮은 것이다.
여기에다 크리스마스를 낀 연말 성수기 TV, 장난감 등 선물용 판매에 치중하느라 기본적 생필품을 등한시한 것도 패인으로 꼽힌다.
오프라인 매장 중심이던 월마트는 아마존의 공세에 맞서 온라인으로 체질 변화를 선언하고 2016년 33억 달러를 쏟아부어 제트닷컴(Jet.com)을 인수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두 시간 내 배송, 회원제 혜택 확대 등 고객 서비스를 강화한 아마존의 아성을 넘지는 못했다.
글로벌데이터리테일의 애널리스트인 닐 손더스는 "월마트는 아마존의 고객 충성도를 따라잡기 위해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전망도 밝은 것만은 아니다. 월마트는 지난해 미국 내 전자상거래 매출이 115억 달러지만 적자를 냈으며,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다 아마존이 지난해 유기농 식료품점 홀푸드를 인수하고 대대적 할인 공세에 나선 것도 출혈 경쟁을 해야 하는 월마트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유통 애널리스트인 찰리 오시어는 "월마트의 이익률이 감소한 것은 연말 성수기 부진에다 아마존을 상대로 시장 점유율을 지키느라 가격 경쟁을 벌인 여파"라고 분석했다.
앞서 아마존은 지난 1일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이 605억 달러에 달해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했으며, 시장 예상치인 598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주당 순이익도 3.75달러로 예상치인 1.83달러를 2배 이상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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