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에 대한 국민 생각은…'온라인 의견 개진' 활발

입력 2018-02-21 11:59  

개헌에 대한 국민 생각은…'온라인 의견 개진' 활발
검사의 영장청구 독점권 폐지 95.4% 찬성…4년 중임제 찬성 92.4%
'일방 목소리 부각' 지적도…靑 "시간 지나면 다양한 목소리 반영될것"
국회 예산심사권·자치입법권·자치재정권 강화에는 다수가 반대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마련 중인 정부 개헌안을 놓고 온라인상에서 활발한 의견 개진이 이뤄지고 있다.
자문특위가 지난 19일부터 운영 중인 국민헌법 여론 수렴 홈페이지에는 22개 주요 개헌 쟁점이 제시돼 있다. 일부 쟁점에는 이틀 만에 1천 건이 넘는 토론 댓글이 달렸고, 찬반 투표에 4천 명 이상이 참여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 헌법에 관한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작업"이라며 "온라인상에서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지고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기준으로 22개 쟁점 중 가장 관심이 집중된 안건은 '검사가 없으면 구속이 안 된다?'이다.영장신청의 주체를 검사로 한정한 현행 헌법 제12조와 16조의 조문을 삭제 또는 수정해 헌법이 아닌 법률로 영장신청 주체를 정하도록 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특위는 영장신청 주체는 영장제도의 본질적 사항이 아니므로 법률에서 정하는 것이 타당하고, 검찰 권력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법률에서 영장신청 주체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찬성 측의 논거를 제시했다.
반대 측 논리로는 영장신청 주체가 확대되면 인권침해가 가중될 우려가 있고, 영장신청 주체를 제한한 것은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규정한 것이므로 현행 유지가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함께 소개했다.
이에 사이트 방문자 중 4천302명이 영장신청 주체 다양화에 찬성했고, 194명만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중립의견은 14명으로, 찬성률이 95.4%에 달했다.
찬성 의견을 표명한 방문자들은 대부분 검찰의 영장청구권 독점으로 인한 폐해를 지적했다.
'대한민국에 적합한 정부형태는?'이라는 쟁점은 찬반 대신 '5년 단임제', '4년 중임제', '의원내각제', '이원정부제'의 4가지 대안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그 결과 1천859명이 4년 중임제를 선택했고, 106명이 5년 단임제를 선택했다. 이원정부제와 의원내각제를 선택한 방문자는 각각 30명과 20명이었다.
4년 중임제 선호 의견이 92.4%에 달했다.



찬반을 물은 21개 쟁점 중 17개 쟁점은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많았고, 4개 쟁점은 반대 의견이 많았다.
찬성 의견이 많은 쟁점은 대부분 찬성률이 70∼80%에 달했는데 영장신청 주체 변경과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등의 쟁점은 90% 이상의 찬성률을 보였다.
일부 쟁점의 찬성률과 4년 중임제를 선호한다는 응답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한쪽의 목소리만 부각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운영 초기에는 아무래도 지지층을 중심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일부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소지가 있다"면서도 "시간이 지나 개헌논의가 활발해지면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대부분 찬성 의견이 우위를 점했지만, 반대 목소리가 더 큰 쟁점도 있었다.
반대가 다수를 점한 쟁점은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 ▲국회의 예산심의권 강화 ▲자치입법권 확대 ▲자치재정권 강화 등이다.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하자는 의견은 국회 개헌특위에서도 여야 간 큰 틀의 공감대가 형성된 안이었으나, 반대 의견의 비율이 더 높았다.
반대 의견을 표명한 방문자들은 대부분 불법체류자 등 외국인까지 헌법상 권리를 누리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국회의 예산심의권 강화는 찬성 96명, 반대 319명, 중립 21명으로 반대 의견의 비율(73.2%)이 가장 높았다. 반대 의견을 나타낸 사람들은 국회에 대한 불신을 가장 먼저 거론했다.
자치입법권 확대와 자치재정권 강화는 각각 65.7%와 58.6%의 반대율을 보였다.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과 지방토착 세력과의 유착, 시기상조 등이 주요 반대 이유로 꼽혔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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