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동구호기관 고위 임원도 성희롱 전력 들통

입력 2018-02-21 16:17   수정 2018-02-21 16:19

국제아동구호기관 고위 임원도 성희롱 전력 들통
유니세프 사무차장, 세이브더칠드런 재직시 여직원에 부적절 문자
옥스팜 성매매 스캔들 이어 구호단체 도덕성에 문제 제기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전 최고경영자(CEO) 저스틴 포사이스가 재직 시 3명의 젊은 동료 여직원에게 부적절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결국 사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사무차장으로 일하고 있는 포사이스는 "부적절하고 사려 깊지 못한" 문자를 보냈으며 "전적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20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세이브더칠드런 근무 당시 개인적으로 잘못을 저질렀다"며 "몇 차례 여직원들과 부적절하고 사려 깊지 못한 대화를 나눴으며 그게 그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인정한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그가 보낸 문자에는 여직원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무엇을 입고 있는지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포사이스로부터 부적절한 내용의 문자를 받은 여직원들은 영국 BBC방송에 "매우 불편한 내용의 문자를 마구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자에 답하지 않으면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답장하지 않으면 전화를 걸어 사적인 대화를 요구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포사이스의 행위가 문제를 일으키자 피해 여성들과 그와의 중재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 여성은 "포사이스 행동에 불만을 제기했지만 신중하게 다뤄지지 않았다"며 "세이브더칠드런은 '약탈적 행위'(predatory behaviour)로부터 여직원들을 보호하기는커녕 문제가 확산하지 않도록 하는 데 더 관심을 뒀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피해 여성은 "세이브더칠드런과 같은 단체에서 일하는 게 나의 꿈이었다"며 "이곳에 있으면 있을수록, 본부나 현장 가릴 것 없이 그들의 허세에 더 많이 노출된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전 고위 스태프는 "이런 위기의 중심은 아이티나 차드에 있지 않고 바로 런던(본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포사이스의 사임은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의 아이티 소장 등 직원들의 성 매수 의혹 이후 나온 것으로 구호단체들의 도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또 다른 사례가 됐다.
그의 친구이자 세이브더칠드런 전 전략책임자 브렌던 콕스가 간통 혐의로 사임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나온 것이기도 하다.
이들은 옥스팜에서 함께 근무하다 영국 총리실 자문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공식 청문회 대상은 아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일(현지시간) 이사회가 포사이스를 상대로 2011년과 2015년 저지른 혐의에 대해 내부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단체 대변인은 "이번주 말부터 조사가 시작될 것"이라며 "6월 나올 예정인 조사결과는 자선사업감독위원회(CC)와 정부, 모든 직원들에게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세프 대변인은 "포사이스의 언론 보도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포사이스와 의논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ky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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