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법무 답변 태도 놓고 野 의원들 "무성의" 비판
여상규 "대법원장이란 작자" 막말에 안철상 "과도한 비판 부적절"
박범계 "권성동 혐의 있어" vs 權 "법무장관 가려고 발악" 입씨름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21일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검찰 수사를 놓고 첨예하게 맞붙었다.
여야의 쟁점으로 거론된 사안은 ▲이명박(MB) 전 대통령 수사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 수사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판결 등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전직 대통령 2명 구속은 불행한 일이지만, 현실화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일반인이라면 (이미) 구속이 되고도 남을 사안"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은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외로) 도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를 검토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의혹에 대해 고발장을 제출했는데 3∼4개월이 지나도록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 고발인 조사도 하지 않았다"며 '늑장 수사'라고 비판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 전 대통령 소환 시점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판단할 일이어서 예상해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답했고, 출국금지와 관련해선 "출국금지까지 필요할지 모르겠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추징보전 명령을 준비할 단계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의 발언 내용과 태도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 장관이 이명박 정부 수사와 관련해 '언론 보도가 (수사내용과) 다르지 않으냐'는 질의에 "전체적으로 (수사내용과) 일치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가 한국당 주광덕 의원으로부터 "장관 스스로 (피의사실 공표를) 시인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박 장관이 법사위원들의 질의에 "확인해보겠다", "잘 모르겠다.", "답하기 힘들다"는 답변을 반복하자 한국당 소속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답변이 무성의하다. 그렇게 국회를 경시하는 태도로 임하면 질의·답변을 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외압 의혹에 대해서도 공방이 오갔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검찰이) 권성동 법사위원장의 강릉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확인 결과) 두 명의 전직 비서관과 인턴 비서까지 채용됐다. 권 위원장의 혐의가 있는 것"이라며 권 위원장을 직접 겨냥했다.
그러자 권 위원장은 "박 의원은 수사 결과 혐의가 없다고 밝혀지면 사과를 해야 한다"며 "박 의원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일개 청와대 행정관인 것 같다.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가려고 발악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판결도 쟁점이었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만 세습한 것이 아니라 정경유착도 3대 세습이 됐다"며 "삼성이 한 번이라도 엄정한 처벌을 받았다면 이 부회장이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재판부인 정형식 판사가 언론 인터뷰를 한 데 대해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언론대응은 공보관이 하고 판사는 판결로 말해야 한다"며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는데 '법리는 명확하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당 여상규 의원은 여권 인사들이 이 부회장 항소심 판결을 연일 비판한 데 대해 "대법원장이란 작자가 사법부에 대한 모욕적인 말을 듣고 왜 한마디도 안 하나"라며 "김명수 대법원장은 왜 이런 말을 듣고 가만히 있나"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헌법은 사회에 갈등이 발생했을 때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제3의 기관이 맡도록 했고, 제3의 기관의 결정에 승복하도록 했다"며 "합리적·이성적 비판은 가능하지만, 과도한 비난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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