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산불에 맞선 19명 소방관의 감동실화 '온리 더 브레이브'

입력 2018-02-22 09:57   수정 2018-02-22 10:21

최악의 산불에 맞선 19명 소방관의 감동실화 '온리 더 브레이브'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영화 '온리 더 브레이브' 속 소방관들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아는 소방관들과는 다르다. 소방호스 대신 톱과 도끼, 불을 붙이는 토치를 들었다. 바람의 방향을 살핀 뒤 불이 난 곳과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 주변의 나무를 자르고 땅을 파서 경계선을 구축한 뒤 맞불을 놓아 불길을 잡는다. 미국의 최정예 엘리트 소방관 '핫샷'(Hotshot)의 이야기다. 핫샷은 산불 발생 초기 단계에서 방어선 구축을 위해 투입되는 소방대를 말한다.
이들은 산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체력을 단련하고, 지나가는 불길 속에서도 버틸 수 있게 순식간에 안전막 속으로 대피하는 훈련을 수시로 반복한다.



'온리 더 브레이브'는 2013년 미국 애리조나 일대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 진화에 투입된 핫샷 소속 소방관 19명의 실화를 다룬다. 축구장 1천100여 개 크기를 태운 이 산불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재난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불길 속에서 펼치는 소방관들의 사투와 희생은 실화이기에 더 깊은 슬픔과 감동을 남긴다.
이 작품은 기존 할리우드 재난영화와 슈퍼 히어로 영화의 공식을 따르는 듯하면서도, 조금은 궤를 달리한다. 평화로운 일상 뒤 갑자기 찾아온 대형 재난과 재난 해결 과정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소방관들의 애환을 담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야기의 주축은 핫샷을 이끄는 리더 에릭(조슈 브롤린 분)과 팀의 막내 브랜든(마일스 텔러)이다.
에릭은 극 초반 자신의 팀을 핫샷으로 승격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는 결정적인 순간에 팀원 전체의 목숨을 감당해야 하기에 강한 카리스마로 팀을 이끈다.
마약에 취해 허송세월하던 브랜든은 딸이 생기자 아버지 역할을 다하기 위해 소방대를 지원한다. 팀의 골칫덩어리였던 그는 훈련과 실전을 거쳐 점차 팀원들과 하나가 되며 히어로로 거듭난다.



영화는 이외에도 다양한 인물을 조망하며 이들이 소방대원이기 전에 한 가정의 가장이자, 누군가의 친구, 자식이면서 자신의 직업과 미래를 고민하는 평범한 젊은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만 이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용기가 있을 뿐이다.
이들 곁에는 가족이 있다. 핫샷과 그 가족들은 공동체를 이루며 함께 기뻐하고 슬퍼한다. 남편을, 자식을 뜨거운 불길 속에 보낼 때마다 가족들은 내색하지 않지만, 불안감에 시달린다. 에릭의 아내 아만다(제니퍼 코넬리)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를 낳고 안정적인 삶을 꾸리고 싶지만, 천상 소방관인 남편은 그런 아내의 마음을 애써 외면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산불의 무서움을 실감하게 된다. 작은 불씨가 순식간에 화마(火魔)로 돌변해 산을 통째 집어삼키고 마을까지 초토화하는 모습은 공포감마저 불러일으킨다. 제작진은 시각효과와 실제 산불 장면을 섞어 생생한 불길을 구현했다.
엔딩 크레디트와 함께 핫샷 대원들의 실제 사진이 한 명씩 등장할 때 가슴 깊은 곳에서 먹먹함이 전해져온다. 그리고 소방대원들에게 경의를 표하게 된다.
'트론:새로운 시작'(2010)을 연출한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신작이다. 3월 7일 개봉. 12세 관람가.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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