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러시아-스웨덴-핀란드 '4강'에 미국 디긴스-랜들 콤비 '반란'
(평창=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동토의 나라'들이 지배해 온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미국이 도전장을 내밀어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22일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여자 팀 스프린트에서 미국 제시카 디긴스와 키컨 랜들이 목에 건 금메달은 올림픽 크로스컨트리에서 미국이 따낸 최초의 금메달이다.
이는 1976년 인스브루크 올림픽 남자 30㎞에서 빌 코크가 은메달을 따낸 이후 42년 만의 메달인 동시에 여자 부문에서는 처음 나온 미국의 메달이기도 하다.
팀 스프린트는 2명이 한 팀을 이뤄 1명이 한 바퀴를 달린 다음 교대한 선수가 또 한 바퀴를 달리는 식으로 팀이 총 6바퀴를 도는 방식이다.
1, 3, 5번째 바퀴를 맡았던 랜들은 "노르웨이와 스웨덴 선수들의 뒤를 쫓는 작전을 썼다"며 "마지막 바퀴가 오기 전에 3위권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바퀴서 바통을 이어받은 디긴스는 줄곧 3위를 유지하다가 마지막 내리막에서 2위로 올라선 다음 결승선을 25m 남기고 스웨덴의 스티나 닐슨을 제쳐 0.19초 차이로 가장 먼저 골인했다.
크로스컨트리는 노르웨이, 러시아(구소련 포함), 스웨덴, 핀란드 등 추운 나라들이 초강세를 보이는 종목이다.
2014 소치 대회까지 크로스컨트리에서 나온 금메달 158개 가운데 무려 81%인 128개를 이들 4강이 나눠 가졌다.
노르웨이가 40개로 가장 많고 러시아가 39개로 뒤를 쫓는다. 스웨덴 29개, 핀란드 20개 등으로 그 아래의 이탈리아(9개)와는 격차가 크다.
1924년 제1회 샤모니 동계올림픽 때부터 도입돼 가장 긴 올림픽 역사를 지닌 종목임에도 금메달을 하나라도 딴 나라가 이전까지 16개국에 불과할 정도로 메달 편중이 심했다.
AP통신은 "디긴스는 25살, 랜들은 35살이어서 디긴스와 함께 달릴 젊은 선수를 찾아야 할 때"라며 "금메달 덕분에 재능 있는 어린 (미국) 스키 선수들이 크로스컨트리로 더 많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 선수들은 이미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많은 메달을 따고 있다"며 "이번 금메달은 미국 선수들이 노르웨이나 스웨덴과 단지 경쟁하는 것을 넘어 이길 수 있음을 보여준 증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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