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 엘리아스 눈으로 바라본 '천재 모차르트'

입력 2018-02-22 17:28   수정 2018-02-2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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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 엘리아스 눈으로 바라본 '천재 모차르트'
신간 '모차르트, 사회적 초상'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신간 '모차르트, 사회적 초상'(포노 펴냄)은 '궁정 사회', '문명화 과정' 등으로 유명한 독일 사회학자 노르베르트 엘리아스(1897~1990)가 '천재'라는 단어 안에 갇혔던 모차르트의 삶에 사회학이란 돋보기를 들이댄 책이다.
애초 이 책은 1993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바 있으나, 참고문헌 등을 보충하고 번역 및 표기를 손보아 이번에 새롭게 출간됐다.
불과 5세 때 작곡을 시작했고 즉흥적인 피아노 연주에 능했으며 뛰어난 작품으로 후세에 칭송받고 있는 모차르트. 그간 발간된 수많은 모차르트 전기들이 이런 천재성을 미화하는 데 집중했지만 엘리아스는 인간 모차르트가 처했던 사회적 상황을 광범위하게 분석한다.
이를 통해 엘리아스는 모차르트를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천재'가 아닌,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천재'로 인식한다.
모차르트가 태어난 18세기 중반의 유럽은 궁정 귀족 집단과 시민 집단 사이의 격차가 매우 뚜렷했고, 모차르트는 그러한 사회 구조 안에서 '궁정 아첨꾼' 정도의 지위를 지닌 궁정 음악가였다.
저자는 모차르트의 천재적인 음악성이 이러한 시대에 적응하거나 저항하는 과정에서 형성됐다고 분석한다.
"소위 계층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이 모차르트도 궁정 귀족들의 멸시에 괴로워했고 분노했다. 그러나 사회의 고위 계층에 대한 적대감은 강한 긍정과 병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는 바로 이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 했고, 자신의 음악적 업적으로 동급의 인간으로 대우받기를 원했다."(56쪽)
즉, 모차르트는 귀족 계층에 대한 반감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그들의 인정을 갈구했으며 귀족 집단의 음악 규범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저자는 모차르트의 일생과 창작 과정이 궁정 사회가 시민 사회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모순과 갈등, 이중성으로 가득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모차르트의 비극은 결국, 그의 음악적 환상과 양심이 아직 그 사회의 전통적 취향에 묶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나 창조적 작업에 있어서 순전히 혼자 힘으로 사회 권력 구조의 벽을 부수려 했다는 데 있다. 그것도 전래의 권력관계가 온전했던 사회적 발전 단계에서 말이다."(27쪽)
옮긴이 박미애는 '옮긴이의 글'을 통해 "엘리아스의 글을 읽어가면 우리는 한편으로는 기존의 관습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려는 모차르트의 고뇌를 피부로 느낄 수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모차르트와 천재적 예술가에 관한 우리의 선입견을 수정하게 된다"고 적었다.
240쪽. 1만6천원.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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