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백악관 기밀정보 취급권 문제 등 갈등설 보도…"일단 봉합될 수도"
CNN도 맥매스터 다음달 사퇴설 제기…승진 후 군 복귀할 가능성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강건택 기자 = 백악관의 최고위 참모인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존 켈리 비서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가까운 시일 안에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 명의 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한 로이터의 보도에 앞서 미 CNN 방송도 맥매스터 보좌관의 다음 달 사퇴설을 전해 갈등이 임계점을 넘어선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다만 로이터에 이런 소식을 전한 정부 관료들은 맥매스터, 켈리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갈등이 최소한 현재로서는 과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의 충돌 때처럼 일단 봉합될 여지도 있다고 내다봤다.
보도에 따르면 켈리 비서실장과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자신들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때로는 모욕이라고 여길 만큼 화가 나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 불거진 문제는 신원검증이 마무리되지 않아 임시 기밀정보 취급 허가만 받은 백악관 직원들의 정보 접근권을 제한하려는 켈리 비서실장의 시도다.
맥매스터 보좌관이 지지하는 이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실세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이 더는 대통령 일일 정보브리핑을 읽어볼 수 없다는 의미여서 갈등설을 낳았다.
익명을 요청한 한 관료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장군들(맥매스터와 켈리) 사이에는 끊임없는 전쟁이 있었다"면서 "기밀정보 취급권은 개인적인 일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을 위해 특별 규정을 만들어준다면 켈리와 맥매스터가 기꺼이 대통령에게 경례를 할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갈등의 근본 원인 중 하나는 국제 안보에 관한 인식차라는 말도 나온다.
군 장성 출신으로 '트럼프 달래기'의 역할을 맡아온 맥매스터와 켈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국제 동맹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설명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을 놓고 NATO 등 안보 동맹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경우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 위협을 포함한 대북 정책 등 많은 현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노선을 지지하고 있지만, 러시아에 대해서만큼은 대통령보다 강경파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CNN은 미 국방부가 현역 3성 장군(육군 중장)인 맥매스터 보좌관을 4성 장군으로 진급시킨 뒤 적절한 보직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음 달께 NSC 보좌관에서 물러나 군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맥매스터는 대북 강경파지만 관여도 중시한 데다, 시리아 등에서 군사개입을 주장했던 개입주의 성향이어서 고립주의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왔다는 해석도 있다.
특히 맥매스터 보좌관이 지난 17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러시아의 지난 대선 개입 증거는 정말 논란의 여지가 없어졌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맥매스터 장군은 선거 결과가 러시아인들에 의해 영향받거나 바뀌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을 잊었다"고 공개 면박을 주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로이터는 맥매스터를 노스캐롤라이나 주 포트 브래그에 위치한 미 육군 전력사령부 사령관으로 보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맥매스터는 이 부대 부사령관 출신이다.
그러나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두 사람을 신임한다며 보도를 부인하고 있다.
라즈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로이터에 "대통령은 자신의 팀원 모두를 완전히 신뢰하고 있다"고 했고,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도 앞서 20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맥매스터 장군을 신임한다"고 강조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지난달 백악관을 떠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 "매일 이 일을 하는 게 엄청난 영광"이라며 "대통령과 미국을 위한 봉사를 최대한 오래, 열심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보도 후에는 맥매스터 보좌관과 켈리 비서실장 모두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sh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