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인도 방문 행사에 '시크 분리주의 암살범 초청' 논란

입력 2018-02-22 23:26  

트뤼도 인도 방문 행사에 '시크 분리주의 암살범 초청' 논란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를 방문 중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이른바 '홀대론'에 휩싸인 가운데 캐나다 측이 인도 정부를 적대시하는 시크교 분리주의 인사를 공식 행사에 초청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인다.

22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이날 저녁 뉴델리의 주인도 캐나다 대사관에서 열리는 트뤼도 총리 참석 만찬에 인도계 캐나다인으로 시크교 분리주의 활동을 하며 암살 시도로 유죄판결을 받은 자스왈 아트왈이 초청된 사실이 알려졌다.
아트왈은 1986년 캐나다를 방문한 인도 펀자브 주 주장관을 암살하려다 체포돼 캐나다 법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는 이번에 트뤼도 총리와 함께 인도를 방문한 란딥 수라이 의원의 초청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주인도 캐나다 대사관은 아스왈의 초청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바로 초청을 취소했다. 수라이 의원은 이번 초청은 자신이 개인적으로 한 것이며 생각이 짧았다고 사과했다.
트뤼도 총리 역시 "그는 초청을 받아서는 안 되는 인물로 이번 일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번 일에 관여한 사람과 부서가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트왈은 앞서 20일 뭄바이에서 열린 만찬 행사에도 참석했으며 트뤼도 총리 부인인 소피 트뤼도 여사 등 캐나다 측 방문단과 함께 사진을 찍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17일 7박8일 일정으로 인도를 국빈방문한 트뤼도 총리는 23일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양자회담을 하기까지 모디 총리 등 인도 연방정부 고위인사와 함께하는 일정이 거의 없어 인도 정부가 의도적으로 트뤼도 총리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의 방문 때 모디 총리가 직접 공항에 나가 맞이한 것과 달리 트뤼도 총리는 인도 부장관급 인사가 공항영접을 했고, 타지마할에서는 주정부 인사도 아닌 지방 관리가 트뤼도 총리를 수행했으며, 모디 총리의 고향인 구자라트 주 방문에도 모디 총리를 비롯한 인도 정부 고위 인사들이 동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홀대론'의 배경으로는 트뤼도 총리가 캐나다에 사는 50만 시크교도들의 표를 의식해 인도 펀자브 주에 시크교도들의 독립국가 '칼리스탄'을 만들려는 시크교 급진주의자들에게 온건한 태도를 보인 것이 인도 정부의 반감을 샀다는 분석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 때문에 트뤼도 총리는 21일 시크교의 본산인 황금사원이 있는 인도 북부 펀자브 주 암리차르를 방문해 아마린데르 싱 펀자브 주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캐나다는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싱 주 총리로부터 캐나다에 거주하는 시크교 급진주의자 9명의 명단을 전달받기도 했다.
인도 정부는 트뤼도 총리를 소홀히 대한다는 주장은 부인하면서도 아트왈의 초청 문제에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라비시 쿠마르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아트왈이 어떻게 인도 비자를 받아 인도에 입국할 수 있었는지 의문을 나타내며 "주캐나다 공관을 통해 경위를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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