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테러조직 제외하면 검토할 것"…안보리 시리아 결의안 논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등의 테러조직을 제외하면 유엔이 제안한 시리아 동(東)구타 지역 휴전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이날 시리아 정부군의 무차별 공습으로 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시리아 동구타 지역 문제 논의를 위한 비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나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우리는 유엔이 제안한 (시리아) 결의안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하지만 IS나 자바트 알누스라 등과 이들을 지원하면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거주지역에 정기적으로 포격을 가하는 조직들에는 휴전 체제가 적용돼서는 안 된다는 아주 확고한 입장을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라브로프는 그러나 서방이 러시아의 제안을 거부했다면서 러시아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서방의 태도는 유엔 안보리의 시리아 결의안 목적이 모든 죄에 대한 책임을 시리아 정부에 씌워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구상을 밀어붙이려는 데 있다는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며칠 전 시리아 내 러시아분쟁중재센터가 동구타 지역 반군들에게 주둔지에서 떠날 것을 제안했지만 자바트 알누스라와 이 조직과 협력하는 세력들은 이 제안을 완강히 거부하고 다마스쿠스에 대한 포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안보리는 이날 스웨덴과 쿠웨이트가 제안한 시리아 결의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결의안은 동구타를 포함한 시리아 전역에 30일 동안의 휴전을 실시하고 휴전 체제 성립 48시간 뒤에 유엔이 현지 주민들에게 매일 인도주의 물자를 공급하는 방안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의안에 대한 러시아와 서방의 입장차가 커 채택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날 다마스쿠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시리아 문제 담당 특사인 알렉산드르 라브렌티예프를 접견했다고 시리아 대통령실이 밝혔다.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저항 거점인 동구타 지역은 지난 2013년부터 시리아 정부군의 포위에 놓여 있다.
정부군은 반군에 대한 승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 지난 18일 밤부터 동구타에 무자비한 공습과 포격을 가해 이날까지 사망자가 400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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