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연설…시리아 분쟁 비판하며 EU 역할 증대 강조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2일(현지시간) "대연정 합의는 유럽연합(EU)을 개혁하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연방 하원에서 EU의 "부자 국가와 가난한 국가가 더욱 더 재정적, 경제적으로 연대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전 세계에서 EU 기업들이 더 이상 선도적이지 않다"면서 "EU는 전세계로부터 정치적 경제적 압력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난민 정책에 대해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유럽으로 향하도록 한 분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노예상에 대한 단속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연정은 난민에 대한 EU의 정책을 지원한다"면서 "EU의 국경 담당기관인 프론텍스는 상당히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EU의 기금이 유럽에 도착한 난민을 할당하는 데 구조적으로 취약한 지역에 보내져야 한다"면서 "기금의 분배 기준을 설정할 때 난민의 사회통합과 수용에서 헌신적인 지역을 고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메르켈 총리는 EU 결속을 위한 독일의 예산 지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메르켈 총리는 "유럽이 국제적인 분쟁 해결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최근 문제시된 독일연방군의 장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메르켈 총리는 "시리아에서 나타난 끔찍한 현상은 테러리스트를 상대로 한 싸움이 아니라 자국민을 상대로 한, 어린이를 죽이는, 병원을 파괴하는 싸움"이라며 "비난받아야 할 학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리아 내전을 해결하기 위한 EU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가 EU의 역할을 강조한 것은 자신이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사회민주당 간이 대연정 합의안이 사민당 전당투표에서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측면 지원했다는 분석이다.
사민당 지도부는 대연정이 EU의 결속을 강화시키고 평등한 삶의 조건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20일 시작된 사민당 전당원 투표는 내달 2일까지 진행되고 4일 발표된다.
대연정 합의안에 투표에서 가결되면 메르켈 총리는 즉각 각료를 인선하고 집권 4기 체제를 시작할 예정이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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