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의식 않고 내 샷에만 집중할 것"
(강릉=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파죽지세 여자컬링 대표팀이 23일 운명의 한일전을 치른다.
김은정 스킵과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로 이뤄진 '팀 킴' 대표팀은 이날 오후 8시 5분 강릉컬링센터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준결승전에 나선다.
상대는 '숙적' 일본이다.
한국 컬링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4강에 진출한 대표팀은 더 높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일본을 넘어야 한다.
대표팀은 예선에서 8승 1패로 1위를, 일본은 5승 4패로 4위를 기록했다.
특히 대표팀은 최근 6연승을 달렸다. 또 2012년부터 일본 상대 전적도 11승 8패로 앞선다. 이 기세만 이어간다면 승산은 크다.
유념할 점이 있다면 일본이 예선에서 한국에 유일하게 패배를 안긴 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표팀은 이 패배를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
예선에서 일본에 패한 뒤 대표팀은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샷에 집중하지 못했다"며 "내 샷에만 집중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각성'했다.
이는 대표팀이 스위스, 영국, 스웨덴 등 컬링 강호들을 연파하고 1위로 예선을 통과하는 원동력이 됐다.
또 한 번의 한일전을 앞두고 대표팀은 '설욕'을 다짐하기보다는 '그저 또 하나의 게임'이라는 생각으로 차분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대표팀은 중국에 완벽한 설욕하기도 했다.
대표팀은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중국에 5-12로 패해 눈물을 흘렸다. 이번 올림픽 예선에서는 중국을 12-5로 완파하며 패배의 아픔을 되돌려줬다.
이번 한일전은 스킵 대결로도 눈길을 끈다.
대표팀 스킵 김은정은 특유의 무표정 카리스마로 인기몰이하고 있다.
작전을 구상할 때나 좋은 샷을 했을 때, "영미"를 부르며 스위핑을 지시할 때나 동료의 실수가 나왔을 때, 심지어 바나나를 먹을 때도 근엄한 표정을 유지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일본 대표팀의 스킵 후자사와 사츠키는 언제나 밝은 표정이 특징이다. 김민정 여자컬링 감독도 "일본은 실력도 있고 항상 밝은 팀"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그러나 정확한 샷으로 상대 스톤을 쳐내는 데 능하다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김 감독은 "더블 테이크 아웃(한 번에 두 개의 스톤 쳐내기) 기회 등 틈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후지사와는 "한국은 기술, 일본은 파워가 좋다. 재밌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준결승이 대표팀 승리로 끝나면, 한국 컬링은 금메달 도전이라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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