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러시아 도핑이 가져다준 행운…미국 록밴드 O.A.R. '깜짝 인기'

입력 2018-02-23 11:24  

[올림픽] 러시아 도핑이 가져다준 행운…미국 록밴드 O.A.R. '깜짝 인기'



(강릉=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국가적 차원의 도핑조작 탓에 '러시아에서 온 선수(OAR)'라는 이름으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것은 러시아 선수들에게 '굴욕'이다. 그러나 미국의 한 밴드에는 예상치 못한 '행운'이기도 하다.
23일 미국 신문 워싱턴포스트와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하자 OAR와 이름이 같은 록밴드 O.A.R.에 갑작스럽게 큰 관심이 쏟아졌다.
O.A.R.는 1996년 결성돼 8장의 앨범을 낸 중견 밴드다. 2005년 '섀터드(Shattered)라는 곡이 빌보드 어덜트 팝 차트에서 2위에 오르면서 '전국구 밴드'로 올라섰는데, 이후 그 이상의 히트곡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그런데 러시아에 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평창올림픽 출전 금지 결정이 엉뚱하게도 '실력파 밴드'로만 남는 듯하던 O.A.R.에 다시금 대중의 관심을 안겨다 줬다.
많은 사람이 러시아 선수들의 유니폼에 새겨진 OAR라는 생소한 글자를 보고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O.A.R.의 존재를 알게 됐다. O.A.R.를 잊고 살던 예전의 팬들은 오랜만에 그들의 음악을 떠올렸다.
평창올림픽 개막 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에서 O.A.R.의 곡이 재생된 횟수는 46%나 치솟았다. 구글에 밴드 이름을 검색한 횟수도 2배로 늘었다.
O.A.R.의 리드싱어인 마크 로베르즈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OAR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람들이 우리 밴드 이름을 농담거리로 삼겠구나' 하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큰 관심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또 금방 관심이 줄어들겠지만, 일단은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OAR이라는 행운의 이름 덕분에 더 인기를 얻게 됐지만, 미국이 평창올림픽에서 OAR와 대결한다면 난 무조건 미국 선수들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ah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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