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민주·한국당 방문…'김영철 방남·개헌' 신경전

입력 2018-02-23 12:26  

바른미래, 민주·한국당 방문…'김영철 방남·개헌' 신경전
박주선·유승민 "北김영철 교체 요구해야" vs 추미애 "남남갈등 삼가야"
홍준표 만나서는 '지방선거-개헌 동시실시' 이견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이신영 서혜림 설승은 기자 = 바른미래당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는 23일 취임 인사차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잇따라 면담했다.
바른미래당의 박·유 공동대표는 민주당 추 대표와 한국당 홍 대표를 만났을 때 각각 웃는 낯으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지만, 정치 현안을 둘러싼 대화가 이어지자서로 뼈가 있는 말을 주고 받았다.
바른미래당 두 대표는 민주당 추 대표와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참석하는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펼쳤고, 한국당 홍 대표를 만나선 개헌 시기와 관련해 견해차를 노출했다.



바른미래당 두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한국당 당사를 먼저 방문했다.
특히 유 공동대표는 작년 12월 옛 바른정당 대표로 선출된 뒤 홍 대표를 인사차 방문하려 했으나 홍 대표가 "바른정당은 배신자 집단"이라고 거절하는 등 서로 감정의 앙금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이날 방문은 이뤄졌다.
유 공동대표는 이러한 어색함을 깨려는 듯 홍 대표를 만나자마자 "오랜만입니다"라며 악수를 먼저 청한 뒤 손을 잡았고, 홍 대표는 박·유 공동대표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미소를 띤 표정으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바른미래당 두 대표와 홍 대표는 이날 만남에서 김영철 부위원장 방남에 대해선 대체로 정치적 코드를 맞췄으나, 개헌과 관련해서는 시기 문제를 놓고 이견을 노출했다.
홍 대표는 "김영철이 한국에 오는데 언론에서는 방한이라고 하지 않고, 방남이라고 한다. 어떻게 그것이 방남인가"라며 "김영철 방한을 국민감정상 용납못한다"고 밝혔다.
이에 유 공동대표는 "저는 일관되게 방한이라는 말을 써왔고,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철 방한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 무능에 힘 합칠 때는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박 공동대표는 "김영철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동의하기 어렵다. 다만, 이성적·전략적 대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 대표는 "개헌은 시기가 아니고 내용의 문제다. 지방선거 때 개헌을 같이하면 정권심판 이슈는 사라지게 된다. 같은 야당이지만 (바른미래당과) 생각이 다르다"고 개헌을 화두에 올렸다.
그러자 유 공동대표는 "당연히 개헌은 시기보다 내용이 중요하지만, 국회가 충분히 단일안을 마련할 수 있다면 지방선거 때 못할 이유는 없다"고 응수했고, 박 공동대표도 "국민 기대가 높은데 자꾸 개헌이 미뤄지고 있다. 가급적 빨리 내용에 대한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이어 박·유 공동대표는 국회에서 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만나 김영철 방남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세 사람은 서로 미소를 띤 채 인사했지만, 바른미래당 측에서 김영철 방남 문제를 꺼내자 추 대표는 일순간 굳은 표정으로 한반도 평화정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공동대표는 "우리 사회에 폭탄이 떨어진 것이나 다름없는 극심한 혼란"이라면서 "왜 하필 이 시점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이 오느냐에 있어 북한의 노림수도 있고, 한편으론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도 김영철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해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진정한 남북 대화를 위한 국민 합의를 이루는 길"이라며 "대표단장 교체를 먼저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유 공동대표 역시 "제재 대상인 김영철이 대표단의 단장으로 오는 것은 정말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그런 사람과 앉아 대화해선 안 된다. 정부도 다시 생각해주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이에 추 대표는 "자칫 남남 갈등으로 비칠 수 있는 일은 우리가 서로 삼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라고 맞받았다.
추 대표는 "'포스트 평창'에서는 한반도 평화정착과 한반도 미래를 열어가는 데 국회가 무엇보다 든든한 받침이 돼야 한다"면서 "그런 역할을 해내지 못하면 정치에 대한 불신감이 더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우 민감한 시기여서 더는 논쟁은 하지 않겠다"며 김영철 방남을 둘러싼 확전을 피했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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