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 검토설에 전 미 국방관리 "한가지 흥미로운 생각"으로 제시
"걸프전, 이라크 실전 경험 미국 장성들 한반도 모른다"는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의 사퇴설이 미국 CNN 방송 등의 보도를 계기로 다시 미국 언론들에 회자하고 있지만, 그의 경질설은 사실 지난해 여름부터 수시로 불거졌다.
미 국방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역 육군 중장인 그를 교체한다면 그를 대장으로 진급시켜 육군이나 국방부의 적절한 보직으로 옮기거나, 전역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22일(현지시간) CNN의 보도에 이어 로이터는 좀 더 구체적으로 그를 육군 전략사령부 사령관으로 보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에 미군을 증파하는 문제를 놓고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이 있을 때는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브 배넌 당시 백악관 수석전략가 측이 미군 증파 대신 맥매스터를 아프간 사령관으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하기도 했다.
CNN 보도에 앞서 지난 20일에도 데렉 촐렛 전 미 국방부 국제안보 차관보가 포린 폴리시 기고문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보다 맥매스터가 먼저 나갈지 모른다는 말들이 무성하다고 전했다.
다만 "육군 내에서 그의 보직에 대한 의견이 모이면"이라는 단서를 달고는 "한 가지 흥미로운 생각은 그가 주한 미군 사령관을 맡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생각이 촐렛의 것인지 아니면 소문 중의 하나인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1991년 걸프전과 이후 2003년 이라크전에서 주로 실전 경험을 쌓은 맥매스터가 만약 주한 미군 사령관을 맡는다면 대북 군사 타격 방안에 대한 기존 생각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또는 변하지 않을 것이냐는 점에서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다.
이와 관련, 19일 런던서평(LRB) 블로그엔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낸 로런스 윌커슨 예비역 대령이 맥매스터에 대해 "한반도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는 인물"이라고 단언했다는 글이 게재됐다.
윌커슨은 "지금까지 맥매스터의 발언들, 그리고 추측건대 국가안보회의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조언은 그 (한반도에 대한) 무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맥매스터가 북한을 군사 공격할 때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윌커슨은 맥매스터 뿐 아니라 "미군 장성들은 모두 그렇다. 이런 경향은 1990~1991년과 2003년 이라크에서 전투 경험을 한 사람들로 인해 더욱 강화된다고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맥매스터는 걸프전에서 대위로 9대의 에이브럼스 M1A1 탱크를 이끌고 23분 만에 이라크군 탱크 28대를 파괴하고도 미군 탱크와 병력은 전혀 피해를 보지 않은 전공으로 은성훈장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전공은 에이브럼스 탱크가 이라크군이 보유한 러시아제 노후 탱크 T-72에 비해 몇 세대나 앞선 덕분이 크다는 평가다.
맥매스터는 2005년엔 이라크 북부 인구 20만 명의 탈 아파르 시에서 반군 소탕 작전을 벌이며 압도적 화력의 지상군 공격에 더해 공중 폭격으로 시 중심가의 건물 60%를 쓸어버렸다.
이런 경험들 때문에, 그가 미국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전쟁에 대해 압도적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이 자국은 피해 없이 일방적으로 적군을 궤멸시키는 일이라는 인식을 갖게 됐을 수 있다는 뜻이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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