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가 비수기?…'영 아티스트'들의 천국

입력 2018-02-25 08:00   수정 2018-02-25 11:46

화랑가 비수기?…'영 아티스트'들의 천국
금호미술관·아트선재센터·일민미술관·아트사이드갤러리 등 전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2월은 전통적으로 화랑가 비수기이지만 이때를 유망한 청년작가들을 소개하는 기회로 삼는 화랑과 갤러리, 미술관들이 많다.
관람객들은 풍부한 상상력과 개성 넘치는 시각언어로 가득 찬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이들 전시가 회화 일색에서 벗어나 사진과 설치,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것도 반길만한 시도다.
가장 주목받는 전시는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이 2004년부터 매년 초 열어온 '금호영아티스트'다. 35세 이하 국내 미술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금호영아티스트' 전은 안정주, 임자혁, 정재호 등을 배출하며 신진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했다.
23일 개막한 올해 전시에서는 지희킴(35·2016년 공모 선정), 강호연(33), 우정수(32), 정희민(31) 등 4명 각각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강호연은 태양계를 형상화한 모빌 설치와 사진 작업을 통해 인지와 감각의 주체로서 인간에 대한 탐구를 보여준다. 지희킴의 전시장에서는 기존의 북드로잉 작업과 함께 새로운 조형 언어를 향한 고민을 읽어낼 수 있다.
우정우는 캔버스나 판넬에 먹, 잉크 펜으로 드로잉한 흑백조의 작업을 통해 회화의 도상을 다양하게 풀어놓고, 정희민은 3D 모델링 소프트웨어로 만든 가상 공간의 정물 이미지로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인근의 사립미술관 아트선재센터에서는 다음 달 3일부터 30대 작가들이 전시장 공간을 조형의 재료이자 출발점으로 삼은 조각과 설치를 선보인다.
김동희(32), 김민애(37), 오종(37), 이수성(33), 최고은(33) 등 다섯 작가는 사분원 모양인 전시장의 형태에 반응하거나, 건축의 구성 요소와 재료를 참조해 사용하거나, 시점과 거리 크기 등의 변화를 통해 공간 인지에 반전을 시도한다.
김해주 부관장이 기획한 전시 제목 '포인트 카운트 포인트'는 둘 이상의 독립적인 선율을 함께 배치하는 작곡법을 뜻하는 대위법에서 따왔다.



광화문 일민미술관은 10년 이상 활동한 30~40대 작가들을 조명하는 프로젝트 '이마 픽스'(IMA Picks)의 올해 주인공으로 김아영(39), 이문주(46), 정윤석(37) 작가를 선정했다. 이중 이문주, 정윤석은 '금호영아티스트' 출신이기도 하다.
김아영은 지질, 지층, 광물, 데이터, 이주, 이동 등을 영상과 이미지, 설치 작업으로 풀어낸다. 이문주는 서울, 디트로이트, 보스턴, 베를린 등 여러 도시를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도시의 재개발을 캔버스로 옮겨 보인다.
10년 만에 개인전을 여는 정윤석은 그간 여러 전시에서 일부분만 공개했던 '눈썹'의 전체를 최초로 공개한다.
일민미술관은 23일 전시 개막을 맞아 "예술가들이 신자유주의 시대 읽어내는 방식을 살펴보고 그들이 증언하는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도 평면과 입체의 변환 작업을 이어온 김수연(32), 외부의 자극과 내면의 자아간 마찰을 회화로 표현하는 최수인(31), 소리와 움직임을 회화로 표현하는 한진(39) 작가의 작품을 4월 1일까지 전시한다.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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