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여성 단체장 나올까…현재 출마 거론자 4명에 불과

입력 2018-02-24 19:00   수정 2019-01-14 16:34

경남 여성 단체장 나올까…현재 출마 거론자 4명에 불과
정당 여성 '공천 할당' 안 지키고 자금·조직 등 현실적 벽 여전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역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에 나설 후보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예비 후보 중 여성 비율은 매우 낮아 남성 중심의 현실 정치의 벽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경남정가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여성 후보는 광역단체장 선거에 1명, 기초단체장 선거에 3명이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소속 김영선 전 국회의원이 지난해 11월 29일 '첫 여성 경남도지사'를 선언하고 최근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선진국에서는 여성의 정치참여가 확대되고 정착한 지 오래됐다"며 "내년 지방선거는 여성도 광역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되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심경숙 양산시의회 부의장은 지난달 17일 양산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양산시 최초로 지역구 여성 시의원에 당선한 그는 "외형은 커졌지만, 영양을 갖추지 못한 양산에 제대로 속을 채워 줄 수 있는 여성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출사표를 냈다.
한국당 소속 김동순 김해시의원은 지난 8일 김해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2014년 지방선거 때 비례대표 시의원이 된 그는 "가야왕도 김해를 부활시키겠다"며 한국당 경남도당 차세대여성위원회 위원장 경력을 내세워 통합의 김해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밖에 민주당 소속인 옥정희 전 거제여성단체협의회장도 거제시장 출마의사를 밝히고 선거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광역단체장 1명과 기초단체장 18명을 뽑는 선거에 여성 후보는 통틀어 4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단체장 선거에 도전하는 여성 후보들은 숫자도 적지만 지지도나 인지도 측면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성 후보들과 비교해 당이나 지역에서 기반이 약하기 때문이다.
김영선 지사 예비후보는 "여성들이 광역·기초의원으로 많이 진출해 생활정치를 잘하면서 여성이 정치를 못한다는 그런 인식도 깨졌지만, 단체장 선거는 어렵다"며 "당이 남성 중심의 지원체제로 돼 있는 데다 여성이 남성 후보의 보완재라는 인식 때문에 공천을잘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경숙 부의장도 "각 당이 그동안 당원당규에 여성 공천 할당을 30% 전후로 해놓고도 지키지 않았다"며 "여성이 약해보이는 이미지로 단체장을 하기에는 어렵다는 주변 인식은 뛰어넘기 힘든 벽이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방선거에는 집권여당인 민주당부터 여성 공천 할당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선 후보는 "전략공천을 하면 광역·기초단체장에 여성을 30% 이상 공천하고 경선을 하면 본인 득표율의 30% 정도를 가산점으로 줘야 한다"며 "선진국일수록 여성들이 정치에 많이 참여하고 앞으로 우리나라도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면 나라가 움직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동순 시의원은 "단체장 선거에 여성 의무공천이 제도화돼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단체장 진입이 어렵다면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지역정치와 지역사회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경희 경남여성정치포럼 공동대표는 "여성이 정치에 진출하려고 시도는 하지만 돈이나 조직 등 현실적인 면에서 약하다"며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갖고 능력 있는 여성들이 정치에 진출해 지역사회를 평등하게 바꿔내도록 역할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공천할당제를 30∼50%로 늘리는 것은 물론, 선거가 임박해서 여성 후보감이 없다고 할 게 아니라 미리 지도력이 있는 여성을 발굴해 양성해야 한다"며 "정당도 평소 진정성을 가지고 이런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5일 발족한 경남여성정치포럼은 현재 전국적으로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가운데 여성이 전무하고 기초단체장 여성 비율은 4%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b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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