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도 회의적…"경솔했다" 사과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국제이주기구(IOM) 사무총장 후보가 무슬림 차별주의자이며 기후변화를 부정한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IOM 사무총장 후보로 지명된 구호단체 '사마리아인의 지갑' 켄 아이작스 전 부회장이 무슬림을 비하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고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이슬람을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작년 6월 런던 차량 돌진 테러 때 가톨릭 주교가 CNN 인터뷰에서 "이슬람 신앙인이 저지를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자 아이작스는 "쿠란을 읽어보면 이슬람교가 신자에게 시키는 일이라는 걸 알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또 이슬람이 평화의 종교라면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 몰 앞에서 지하드(이슬람 성전)에 반대하면서 미국을 위해 행진하는 무슬림 200만명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본적이 없다며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또 기후변화 이론에 대해 회의적인 것 때문에 가뭄과 홍수 등으로 인한 이재민 이주 문제를 다루는 IOM 수장 역할에 적합한지 논란이 일고 있다.
IOM은 난민 재정착을 돕고 재난과 전쟁 이재민 구호활동을 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이민자의 이동을 분석해 이민이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기능을 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연간 예산만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데 1951년 설립 이후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미국인이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이민자의 나라'라는 상징성을 지닌 미국은 IOM에 막대한 예산을 제공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아이작스는 이달 1일 트럼프 대통령이 IOM 사무총장 후보로 지명하자 '사마리아인의 지갑' 부회장직에서 물러났다.
IOM의 169개 회원국은 올해 6월 윌리엄 레이시 스윙 현 사무총장의 후임을 선출한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달 11일 사설 등에서 아이작스 전 부회장이 무슬림에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낸 데다 기후변화를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 회원국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아이작스는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들을 모두 지운 뒤 경솔한 표현을 사과한다고 말했고 미국 국무부는 그의 사과가 적절한 행동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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