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여자컬링 대표팀은 준결승 한일전에 앞서 일본의 '쳐내기' 기술을 경계했다.
김민정 감독은 "일본은 히팅에 능하고, 스톤 옆에 붙이는 프리즈도 잘한다. 더블 테이크 아웃 기회(스톤 하나로 상대 스톤 두 개를 쳐내는 기술)를 주지 않을 것이다. 정확도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23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준결승전에서 신들린 쳐내기 신공을 펼친 쪽은 한국이었다.
특히 김경애의 정확한 테이크 아웃 샷이 일본의 공격을 무력화했다.
김경애는 1엔드 하우스 위에 몰려 있던 일본 스톤 3개를 한 번에 몰아내고 멈추는 절묘한 샷으로 대량 득점의 발판을 만들었다.
잘 차려진 밥상에서 김은정이 마지막 샷으로 중앙에서 가장 가까이 있던 일본 스톤을 쳐내고 멈추면서 한국이 3득점, 기선을 제압했다.
5엔드에는 김선영과 김경애가 연달아 더블 테이크 아웃에 성공했다. 하우스 안에 한국과 일본 스톤이 몰려 있었는데 일본 스톤들만 쏙쏙 빠져나갔다.
김은정도 8엔드 더블 테이크 아웃으로 하우스 안의 일본 스톤을 싹 청소했다.
9엔드에는 김경애가 한국 스톤을 치고 그 뒤에 있는 일본 스톤을 빼내는 런백 기술로 버튼 안의 일본 스톤을 제거했다. 하지만 김경애는 다른 일본 스톤 1개를 마저 쳐내지 못했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일본도 침착하게 버텨냈다.
10엔드, 김경애가 더블 테이크 아웃에 또 성공했지만, 일본은 한국 스톤 뒤에 정확히 숨는 까다로운 샷으로 한국을 압박했고 결국 1점을 빼앗았다.
김은정이 마지막 샷으로 버튼 안 일본 스톤을 밀어내고 가운데를 차지하려고 했으나, 간발의 차이로 일본 스톤이 더 중앙과 가까웠다.
점수는 7-7 동점이 돼 연장전으로 가야 했다.
벼랑 끝에 몰린 연장 11엔드, 한국은 침착하게 맞섰다.
버튼에 일본 스톤 1개와 한국 스톤 1개가 남은 상황. 일본의 스톤이 중앙에 더 가까웠다. 하우스 밖에는 위협적인 일본의 가드도 있었다.
김은정은 특유의 무표정으로 마지막 스톤을 던졌다. 김영미와 김선영은 물론, 하우스에서 스톤 방향을 읽던 김경애까지 스위핑에 가담했다.
스위퍼들은 일본 가드를 지나 하우스까지 스톤을 몰고 가 일본 스톤보다 안쪽에 배달했다.
선수들은 긴장된 표정을 풀고 기쁨의 비명을 질렀고 서로를 부둥켜안고 환희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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