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총격범 조심하라' 경고 18번이나 묵살돼

입력 2018-02-24 00:43  

'플로리다 총격범 조심하라' 경고 18번이나 묵살돼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모두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플로리다 주 고교 총격범 니콜라스 크루스(19)의 폭력성에 대해 경찰이 지난 9년간 무려 18차례나 경고를 받았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미 일간 USA투데이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고는 대부분 브로워드 카운티 셰리프국에 전화로 전해진 것인데 그중 적어도 5번은 크루스가 총기를 다루려 한다는 내용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2016년 2월 크루스의 한 이웃이 크루스의 인스타그램 등을 보고 경찰에 "학교에서 총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제보했지만 묵살됐다.
당시 전화를 받은 경찰서 담당자는 "크루스가 사는 지역에서 한 이웃의 아이로부터 '총을 든 청소년이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으니 알아봐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속 조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두 달 후에는 한 제보자가 "크루스가 총기와 칼을 사 모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것인지 학교 슈터(총격범)가 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그때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크루스와 비슷한 또래인 친척 중 한 명이 경찰에 전화를 걸어 "크루스가 가진 총기를 수거해 가라"고 요청한 적도 있다. 크루스의 어머니가 사망한 지난해 11월 직후였다.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도 크루스의 수상한 낌새를 두 차례 제보받고도 묵살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2016년 2월께 브로워드 카운티 경찰관이 크루스에 대한 정보를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학교 지원 경찰관인 스콧 피터슨에게 전달한 적도 있다.
피터슨은 지난 14일 총격이 막 발생했을 당시 학교 건물에 진입하지 않고 머뭇거린 것으로 드러나 징계를 받은 뒤 사직했다.
인근 팜비치카운티 경찰은 크루스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22세 청년을 구타한다는 신고를 받은 적도 있다.
크루스의 기행과 폭력성에 대한 신고는 2008년과 2012년에도 있었다. 당시에는 나이가 어려 경찰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크루스는 지난 14일 자신이 퇴학당한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AR-15 소총을 난사해 학생과 교사 17명을 숨지게 하고 10여 명을 다치게 했다. 크루스는 AR-15 소총을 포함해 총기 10정을 보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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