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에콰도르 정부가 영국 런던에 있는 자국 대사관에서 피신생활 중인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7)를 방면하기 위한 영국과의 협상이 실패했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엘 코메르시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마리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 에콰도르 외교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중재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점을 솔직히 밝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재에 적극적이나 다른 한쪽(영국)은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현재의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한 방법을 계속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어산지가 대사관 밖으로 나설 경우 자국의 기밀을 공표한 데 대한 책임을 추궁하려 하는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될 것이라는 어산지의 두려움을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어산지가 영국 경찰에 체포될 경우 미국으로 추방돼 2010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국의 군 관련 극비 문건을 유출한 혐의에 대해 조사받고 법정에 서게 될 가능성이 있다.
런던 형사법원은 지난 13일 어산지에 대한 체포 영장이 유효하다는 결정을 재차 내린 바 있다.
이 체포 영장은 2012년 어산지가 영국 법원의 송환 여부 결정을 앞두고 법원에 출석하지 않음으로써 보석 조건을 어겨 발부됐다.
어산지는 당시 성폭력 혐의로 인해 스웨덴으로 송환될 경우 다시 미국으로 강제송환될 것으로 보고 런던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으로 피신했고 이후 6년째 생활해오고 있다.
스웨덴은 작년 5월 어산지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예비 수사를 중단하고 수배를 철회했지만 영국은 어산지에 대한 체포 방침을 접지 않고 있다.
호주 출신의 어산지는 자진해서 작년 12월 12일 에콰도르 국민으로 귀화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어산지에 대한 외교관 지위를 인정해달라고 영국 정부에 요청했지만, 영국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