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인 슈퍼대회전에서 '깜짝' 금메달 이어 스노보드 평행대회전도 우승
"환상적인 하루' 보낸 레데츠카 "이젠 집에 가고 싶다"
(평창=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스키와 스노보드 두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낸 에스터 레데츠카(체코)가 쉽지 않았던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정을 마무리했다.
레데츠카는 24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여자 평행대회전에서 우승, 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그는 1주일 전인 17일에는 알파인 스키에 출전, 슈퍼대회전에서 '스키 여제' 린지 본(미국) 등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레데츠카는 2살 때 스키를 타기 시작했고, 스노보드는 5살 때 시작했으나 지금 주 종목은 스노보드다.
스노보드에서는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통산 14승을 거뒀고, 세계선수권에서도 두 차례 우승 경력이 있다.
또 이번 시즌 평행대회전에서도 월드컵 랭킹 1위를 달리는 등 스노보드 알파인에서는 적수를 찾기 어려운 최강자다.
반면 알파인 스키에서는 이렇다 할 경력이 없다.
지난해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알파인 세계선수권에 출전했으나 복합 20위, 활강 21위 등 정상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월드컵에서도 최고 성적이 지난해 12월 활강 7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 대회 슈퍼대회전에서 2위 안나 파이트(오스트리아)를 0.01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비치발리볼, 윈드서핑, 아이스하키 등을 취미로 즐기는 '만능 스포츠우먼'인 그는 이번 대회 알파인 스키와 스노보드에 동시에 출전하는 최초의 선수가 됐다.
그것도 모자라 2개 종목에서 모두 우승하는 엄청난 성과를 냈다.
21일 요린 테르모르스(네덜란드)가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동메달을 따내면서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1,000m 금메달)에 이어 2개 종목에서 시상대에 서는 최초의 여자 선수 타이틀을 가져갔다.
하지만 레데츠카는 2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 기록의 '순도'가 더 높다.
그의 어머니 주자나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였고, 할아버지는 아이스하키 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스포츠 가족'의 일원이다.
체코에서 유명한 가수인 아버지를 닮기도 해 기타 연주와 노래 부르는 것이 취미인 레데츠카는 이날 두 번째 금메달을 따낸 뒤 "환상적인 하루"라며 "스키와 스노보드 두 종목에 모두 재미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대회 전반부에 열린 스키 종목부터 출전하느라 한국에 온 지 오래됐다"며 "내일이면 올림픽 폐막인데 어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피곤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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